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신임 대표이사에 여성인 브리타 제거(43) 독일 다임러그룹 부품 영업·마케팅 디렉터가 내정됐다.

13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제거 씨는 작년 11월 말 별세한 토마스 우르바흐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3월 초 부임할 예정이다.

그는 1992년 다임러에 입사해 고객관리(CRM) 부서에서 일을 시작했으며 2003년부터 AS 총괄본부에 근무해 왔다.

현재는 AS총괄본부 내 부품 영업·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고객관리와 AS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 본사 내 직급은 전임인 우르바흐 사장과 같은 수준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국 수입차 업계 첫 여성 CEO로 주목받은 이향림 전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이사는 2008년 12월 볼보자동차 본사 영업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거 씨가 부임하면 수입차 업계의 첫 외국인 여성 CEO가 된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제거 씨가 내정된 데는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배경도 고려됐다고 한다"며 "업계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어려운 상황을 40대 초반의 여성 CEO가 섬세한 경영과 공정한 정책으로 풀어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작년 국내에서 2만389대를 판매해 BMW에 이은 2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전년 대비 성장률(4.4%)은 BMW 20.9%, 폴크스바겐 47.9%, 아우디 46.2%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3위인 폴크스바겐과의 차이도 전년도의 7천100대에서 2천대로 좁혀졌다.

벤츠 코리아 2대주주인 딜러 한성자동차와 다른 딜러들과의 불공정 경쟁 의혹도 신임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수입사와 딜러간 수직적 유통구조에 따른 부작용에서 업계 전체가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말레이시아 화교기업 레이싱홍 계열인 한성자동차는 딜러이면서도 수입사인 벤츠 코리아 지분 49%를 보유해 '불공정한 구조'라는 논란에 싸여 있다.

이밖에 수입차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차급인 소형차 A-클래스 출시, 높은 수입차·부품 가격과 고객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 증대 등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전임 사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빚어진 공백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