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윈텔' 시대

인텔도 기조연설서 빠져
저물어가는 ‘윈텔(윈도+인텔)’ 동맹이 이번 CES에서도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2009년까지 PC 플랫폼 시장에서 9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던 윈텔은 정보기술(IT)산업의 무게중심이 모바일로 옮겨오면서 점유율이 50%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부터 CES에 참가하지 않는다.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은 물론 행사장 내 부스도 차리지 않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년 동안 CES에서 신기술을 발표해온 대표적인 IT 회사다. 퇴임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는 CES의 단골 기조 연설자로 현역에 있는 동안 12번이나 기조연설(키노트 스피치)을 맡았다. 스티브 발머 CEO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기조 연설자로 CES에 참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부터 CES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한 표면적 이유는 CES가 열리는 1월에 맞춰 신제품과 신기술을 내놓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의 WWDC(애플 세계 개발자 대회)와 같이 자체 ‘언팩(출시) 행사’를 통해 자사의 신제품과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들은 컴퓨터 전시회였던 컴덱스(COMDEX)가 2003년을 끝으로 문을 닫자 자연스레 CES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TV, 냉장고 등 종합 가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CES에 참가해 비용을 지급하는 것보다 자체 행사를 여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PC 제품군 자체가 CES에서 옛날만큼 큰 조명을 받지 못한 영향도 있다.

거의 매해 기조연설자로 나섰던 인텔도 올해엔 기조연설대에 서지 않는다. 폴 오텔리니 CEO가 오는 5월 사임하기로 한 가운데 오텔리니 대신 PC사업부 부사장인 쿼크 스카우젠이 기자회견을 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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