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업계가 혁신과 변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생존의 위기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카드사태’ 이후 가장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관련업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에 닥친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장 큰 위협은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체계 도입이다.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작년 말 시행돼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이 2% 이하로 떨어졌다. 게다가 통신업체 등 대형 가맹점들은 아직 수수료 인상에 합의를 해주지 않고 있다.

현금서비스나 카드론과 같은 금융사업도 예전같지 않다. 금융당국은 지속적으로 금리를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만 18세만 넘으면 카드 발급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20세가 넘어야 한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사람에게는 카드 발급 자체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카드업계에선 지난해 도입된 제도들에 따라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 규제도 이뤄져 마케팅비 사용에 대해서도 손이 묶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한 단계 진화된 고객 만족 방안을 찾으면서 현장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 관계사와의 시너지 극대화에 매진하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우량 고객 확보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와의 협력을 적극 강화하기로 했다. KB국민카드는 고객 데이터를 더욱 정교하게 분석하는 작업으로 마케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롯데카드는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했으며 ‘빅 데이터’로 불리는 카드 결제 정보를 활용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로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