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화제가 된 과학기술 뉴스에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선정됐다. 가동 중단과 사고 은폐, 위조 부품 납품 등 잇따른 관리 부실로 5기의 원전이 가동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위한국민연합(대표 강신영, 이하 과실연)은 이 같은 내용의 ‘올해의 과학기술 10대 뉴스’를 선정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올해의 과학기술 뉴스 선정은 한국경제신문, 연합뉴스, YTN 등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과실연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회원 254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조사를 통해 10대 뉴스를 확정했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뉴스에는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이어 2년 연속 원전 문제가 뽑혔다. 3월 발생한 고리 원전 1호기의 정전 은폐 사고를 시작으로 영광 3·5·6호기, 울진 4호기 등이 고장과 위조 부품 납품으로 가동을 중단하는 등 한 해 동안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국내 전력 공급의 20% 이상을 책임지는 원전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한파가 몰아친 이달 초부터 전력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원전을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방만한 운영은 물론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검사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의 부실관리까지 총체적인 인재(人災)로 인한 사고였다는 게 과학계의 평가다.

‘구미 불산 누출 사건-재난 대응 문제점 노출’ ‘한반도 거대 태풍 3연타-지구 온난화 탓’ 등이 각각 3위와 8위로 뽑혀 원전과 더불어 국민의 안전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이 올해의 화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의 입자 힉스, 잠정적 발견 확인(2위)’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 성공적 안착(5위)’ ‘유도만능줄기세포 노벨상 수상(7위)’ ‘중국 첫 유인 우주 도킹 성공(10위)’ 등 새로운 지식을 탐색하는 해외 과학계의 끊임없는 노력도 주목을 받았다.

정우성 과실연 정책기획위원장(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은 “지난해에 이어 원전이 화제의 뉴스로 선정된 것은 과학기술이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