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대형 의류회사는 최근 재고로 남은 10억원어치의 의류를 10억원어치의 ‘광고 구매권’과 맞바꿨다. 이 업체는 앞으로 신문·방송사 등에 10억원어치의 광고를 할 수 있게 됐고 재고를 판매했음에도 신상품을 정상가격에 판매한 것과 같은 재무적 효과를 얻었다.

이를 중개한 곳은 재고처리 전문업체인 미국 액티브인터내셔널 한국법인(액티브인터내쇼날코리아)이었다. ‘어떤 물건, 어떤 시장인지에 구애받지 말고 모든 거래를 성사시킬 것’을 모토로 하는 액티브인터내셔널은 1984년 미국에 처음 둥지를 튼 뒤 ‘물물교환’이라는 업종을 최초로 법인화했다.

액티브는 악성 재고를 정가에 구입하고 그 가격에 상응하는 ‘광고 구매권’을 제공하고 있다. 이후 각종 언론사와 접촉해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광고할 수 있는 방송시간대와 지면을 파악한 뒤 고객사와 연계해준다. 고객사는 ‘광고 구매권’에 해당하는 가격을 제외한 나머지를 현금으로 계산한 뒤 광고 자격을 얻는 구조다.

지난해 10월 국내에 들어온 액티브인터내쇼날코리아의 지난 1년간 재고 처리 규모는 30억원 선. 이 회사 전종환 대표(사진)는 “한국에는 다양한 제조업체가 있기 때문에 언제나 재고문제를 안고 있다”며 “불경기 탓에 재고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액티브는 이를 한번에 해결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의 내년 목표 취급액은 300억원 수준이다.

그는 액티브가 한국시장에서 지닌 가장 큰 강점으로 ‘재고를 통해 시장을 넓힐 수 있는 점’을 들었다. 액티브는 15개국에 다양한 고객사를 두고 있다. 올 들어 액티브를 통해 재고를 처리한 한 생활용품 업체는 재고를 정가에 처리하면서 자사 물품을 중국시장에 내보내는 기회까지 얻었다.

액티브가 보유한 주요 고객사 중에는 카시오 켈로그 소니 등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동차회사 전자회사 창문틀업체 등 미국에서의 성공적인 거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