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욕구 파악…서비스에 마음 담아야"
‘카페베네’ 사당역점
직원 업무영역 확실히 구분
자부심 높여 고품격 서비스


2010년 9월 문을 연 카페베네 사당역점은 서울 남현동에서 만남의 장소로 유명하다. 후미진 골목 안에 있지만 동네 중·장년층부터 젊은 남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찾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이 점포를 운영하는 한연희 사장은 다정다감한 미소가 몸에 배어 있다. 이곳은 원래 카페가 있던 곳이었지만 매출 감소로 허덕이던 점포를 한 사장이 인수해 카페베네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한 사장이 카페베네를 연 것은 어렸을 적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20대부터 식음료 매장을 갖고 싶었던 그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생각한 것은 하루종일 가게에 매달려 있지 않더라도 점장을 두고 점포관리를 맡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그는 “로망으로만 생각했던 커피전문점을 막상 열고보니 우아하고 편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의 서비스 원칙은 정성이다. 가격 할인 쿠폰을 발행하거나 서비스 메뉴를 제공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 밑바탕은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을 정성으로 대하면 식재료 유통기한이나 재료 분량도 정확하게 맞추게 된다. 재료도 쓸 만큼만 주문하고 있는데, 그래야 항상 신선한 재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사장의 이런 서비스 원칙은 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부가적인 결과도 낳고 있다. 이 점포는 비슷한 규모의 매장보다 더 많은 바리스타와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다. 바리스타 외에는 커피를 만들 수 없게 하는 원칙도 남다르다. 이는 바리스타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더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비결이다.

"소비자 욕구 파악…서비스에 마음 담아야"
‘던킨도너츠’ 구리수택점
어린이 손님부터 살갑게
자체 쿠폰북 주부들 호응

이 점포는 2009년 문을 열었다. 김기태 사장은 “동네 주민들에게 쉼터와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점 초기에는 음료 매출이 하루평균 20만원 이하로 매우 낮은 편이었다. 주변에 식음료를 파는 경쟁점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대책을 세우기 위해 손님들의 성향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주부, 인근 학원 외국인 강사, 어린이 등 동네 고정고객이 5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점포 이미지가 중요했고 입소문이 뒤따라야 했다. 그는 본사에서 받은 서비스 교육을 기본으로 손님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갔다.

어린이 손님이 오면 일단 말부터 걸었다. 돈이 부족하다고 하면 외상도 주었다. 얼굴을 익히고 수시로 들르게끔 하는 것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주부 고객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했다. 자체 쿠폰행사는 그 결과물이다. 지점 쿠폰을 발행해 도장을 찍어주는 것이다. 도장이 다 찍힌 쿠폰 2장을 모으면 사은품을 준다.

그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뿐만이 아니다. 커피를 나눠 먹는 손님이 있으면 컵을 따로 제공한다. 커피 한 잔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을 상대로 장벽을 없애고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다른 브랜드의 커피를 가지고 들어온 고객에게도 군소리하지 않는다. 그는 “간혹 단체손님 중 한 명 정도 밖에서 산 커피를 들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묵인하고 손님들의 기호를 존중해준다”고 말했다.

"소비자 욕구 파악…서비스에 마음 담아야"
‘에코미스트’ 중구점
방향제 분사기 설치·판매
수시로 방문점검 만족도 높여


이상민 사장은 인테리어 사업을 하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 후 빚 때문에 2년 정도 거의 삶을 포기하다시피 했다. 빚쟁이들에게 쫓겨 살면서 절망을 곱씹어야 했다.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지다가 ‘에코미스트’를 알게 됐다. 소자본 무점포 창업 아이템이란 점이 마음을 끌었다.

에코미스트는 병원이나 학교, 유통매장 등에 실내공기 개선과 향기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방향제를 설치·판매하는 아이템이다. 방문 영업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업소나 사무실, 학교 등을 직접 찾아가 방향제를 설치·교환하기 때문에 창업비용이 1000만원대로 저렴하다.

하지만 파산 상태였던 당시의 이 사장에게 1000만원은 큰돈이었다. 이 사장은 에코미스트 본사 이기현 대표에게 이런 사정을 이야기했고, 이 대표는 그의 사정을 배려해 가맹비나 초도물품대금을 받지 않았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창업한 이 사장은 벼랑에 몰린 심정으로 영업 대상을 찾아다녔다. 처음에는 영업 방법을 잘 몰라 실수도 하고 시행착오를 많이 거쳤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해 방향제를 설치하는 곳이 조금씩 늘어났다. 그는 이제 빚을 다 갚고 가족들과 오붓하게 사는 아파트도 장만했다. 그가 사업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이 품질관리다. 방향제 분사기를 설치하고 방향제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일이다보니 고객 만족도가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월 1회 방문이 원칙이고, 초기에는 더 자주 가서 기기 작동상태와 고객 반응을 점검한다. 초기에 확실한 만족도를 심어주면 장기고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비자 욕구 파악…서비스에 마음 담아야"
‘펀비어킹’ 한대앞역점

본사 공급자재도 품질 체크
주문 메뉴 늦어지면 무료로


김용남 사장은 우유 대리점과 건강식품사업 등 다양한 업종을 거치며 영업으로 잔뼈가 굵었다. 불황 탓에 건강식품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업을 고민하다가 맥주전문점을 내게 됐다. 그는 “본사에 가보니 장사 십계명이 걸려 있는데 그것만 따라해도 실패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점포는 특별한 자체 이벤트나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본부에서 시행하는 이벤트나 마케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점포에는 치킨을 중심으로 40여가지의 메뉴가 있다. 본부가 공급한 식자재 중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그가 직접 구매한다. 본부에서 공급하는 것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고품질의 메뉴를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김 사장은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면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보상한다. 당장은 손해인 것 같지만 결국 나중에는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고객 클레임에 대한 그의 생각은 남다르다. 남들은 귀찮고 어려운 일로 여기지지만, 그는 기회로 삼는다. 개선과 학습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고객 불만처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고객의 터무니없는 요구도 존중하고 경청하려고 노력한다. 주문 착오로 메뉴 제공이 30분 이상 지체되면 그 메뉴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세밀하고 꼼꼼하게 짜여진 매뉴얼이 필요하다. 서비스를 펼치는 사람의 스킬뿐 아니라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고객이 상품을 선택할 때도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제품 자체의 품질을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다. 음식점을 방문한 뒤 ‘맛은 괜찮은데 서비스가 나빠 다시 찾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서비스가 고객만족을 위해 빠질 수 없는 요소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우수가맹점’ 서비스품질 부문에서 수상한 4개 가맹점의 서비스 전략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