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도 전반적인 정보기술(IT) 세트(완제품) 분야의 수요증가가 모바일기기 시장이 견인할 전망이다.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25~30% 증가한 7억대 후반에서 8억대, 태블릿 시장은 65% 급증한 1억80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해 양사의 전략적 차이는 분명해졌다. 애플은 아이폰5를 출시하는 데 그쳤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3, 노트2 등 다양한 신제품들을 출시했다. 다양한 수요를 전방위로 공략하는 삼성전자의 전략은 과거 휴대폰 시장을 지배하던 노키아의 전성기를 연상케 한다. 내년에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주도하며 지배력을 더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은 36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올해보다 25% 이상의 성장이다. 내년에도 IM(통신)부문은 2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캐시 카우’ 역할을 할 것이다. 성장성은 반도체부문이 더 클 것이다.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은 올해 4조원 중반에 머물 전망이지만 내년에는 7조원 후반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최고가 수준이지만 내년 말 장부가를 기준으로 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배에 머물고 있어 아직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금 치열한 특허소송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의 부품업체와 세트업체로서의 관계는 앞으로 발전적으로 지속되긴 어려워 보인다. 애플은 현재 주요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대안을 찾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애플의 이 같은 행보는 삼성전자에 과거와 같이 큰 위험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의 삼성전자 대안찾기는 세트업체와 부품업체들 간 ‘힘의 균형’에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부품업체 쪽으로 힘의 균형이 쏠리는 이른바 ‘판매자의 시장(seller’s market)’이 형성되고 있다.

IT 부품주나 중형주 투자 전략은 이런 변화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SK하이닉스가 특히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올해 소폭 영업적자를 벗어나는 수준에서 내년엔 1조3000억원으로 늘 전망이다. 삼성SDI 삼성전기 인터플렉스 솔브레인 파트론 네패스 등 모바일 관련 부품업체들도 주목해야 한다.

IT 수요의 창출은 ‘파괴적 혁신’을 통해 이루어진다. 내년 TV시장은 새로운 혁신이 기대된다. 내년 하반기에 애플은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TV를 출시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애플의 고해상도 액정표시장치(LCD) TV와 삼성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TV 간 또 다른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올해 AMOLED에 대한 투자나 TV 양산과 관련한 진전은 예상보다 지연됐다. 내년도 AMOLED 산업은 거품이 사라지고 실질적인 성장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AMOLED 관련 장비업체에선 에스에프에이, 부품업체에선 덕산하이메탈의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기업분석2부 IT파트장 james.song@dws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