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건설업종은 코스피지수 대비 6.9%포인트 하락했다. 이익률 하락과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때문이다. 건설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센티멘트’(정서)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건설업종에 대한 매수는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유는 세 가지다. 먼저 2010년부터 중동 수주 출혈경쟁이 완화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무리하게 수주를 늘리는 성장 위주 전략에서 질적 성장으로 회귀했다는 점이 첫 번째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충격이 그나마 적은 아시아와 정치 리스크가 완화된 아프리카 시장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도 고려 요소다. 마지막으로 마진 악화와 저성장 우려로 높아진 가격부담 등도 선별적 매수 전략의 이유다.

대형 건설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006년 이래 최저 수준인 9배에 그치고 있다. 건설업체들의 출혈경쟁이 지속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하지만 이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내년 발주가 예상되는 쿠웨이트 ‘CFP(Clean Fuel Project)’ 정유의 경우 3~4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 리스크를 완화하며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형사가 단독 입찰을 통해 대형 패키지를 휩쓸던 과거와는 현저히 다른 양상이다. 최근 1조원 규모의 태국 ‘IRPC’ 고도화 설비도 GS건설이 SK건설과 6 대 4의 비율로 컨소시엄을 구성, 한국업체 간 경쟁을 지양하는 모습이다. 합종연횡을 통해 수주 안전성을 도모, 수익성 방어가 가능할 전망이다.

건설업에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요인은 새로운 시장개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내년은 비(非) 전통시장을 개척해 온 건설사들이 차별화된 주가를 구현할 수 있는 시기다.

중동 시장은 기존 외형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새로운 성장 ‘드라이브’는 비전통(비중동, 인프라, 업스트림) 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월드컵을 앞두고 과거의 7배 규모로 확대될 카타르를 비롯, 유럽 영향이 덜해 견조한 내수를 기반으로 2분기 100억달러의 정유설비 증설을 계획하는 아시아 ‘페트로나스’와 ‘PTT’, 그동안 조선업체들이 장악해왔던 오프쇼어(해상플랜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중동 내 경쟁이 점차 과열되던 2010년부터 비전통시장 진출을 준비한 업체에 내년은 소기의 성과가 나타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삼성물산은 개발 역량과 투자를 통해 미국 인프라 쪽에서, 대우건설은 업스트림과 에너지 플랜트 위주의 중동 재진출, 삼성엔지니어링은 오프쇼어 진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전망이다.

국내 주택시장에선 경쟁력에 따라 이익 편차가 커질 전망이다. 다만 주택시장의 회복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돼 수혜는 상품개발 능력과 낮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리스크, 풍부한 유동성의 조건을 충족한 일부 업체에 제한될 전망이다. 이에 해당되는 업체는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정도다. 올해 분양시장 점유율이 4~7%까지 상승했으며 그 외 대형사는 모두 2%대로 축소되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수석 연구원 kyungja.lee@truefrie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