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 열전④] 소녀시대 윤아와 춤추게 했더니 '대박' … 이노레드 "광고 주인공은 나"

[광대(광고대행사) 열전 4] 이노레드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소녀시대 윤아와 춤을 췄다"는 남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증거물로 올린 영상에선 윤아가 "오빠, 우리 같이 춤 출래요?"라고 말한 뒤 둘은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한다. "춤을 춰도 상쾌해 보이는 비결이 뭐에요?"라는 윤아의 질문 뒤로 화장품 광고가 등장한다.

'윤아와 CF찍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사용자가 춤을 추는 영상을 자연스럽게 합성한 것. 사용자를 광고의 주인공으로 만든 이 영상들은 4주 만에 100만 명 이상 시청했다.

광고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소비자의 14%만 TV 광고를 신뢰한다는 통계는 잘 알려져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SNS를 활용한 광고를 강조해왔다. TV와 PC를 떠난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스마트폰과 SNS로 향하는 중이다.

디지털 광고대행사 이노레드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아와 CF찍기도 이노레드의 작품. 기업들 사이에선 '신선하고 새로운 광고'로 잘 알려진 실력파 광고 회사다. 지난해엔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사이버부문 은상을 받았다. 올해는 같은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33세 CEO, 평균 29세 임직원

[광·대 열전④] 소녀시대 윤아와 춤추게 했더니 '대박' … 이노레드 "광고 주인공은 나"

2007년 설립된 이노레드는 33세 박현우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있다. 임직원은 45명. 평균 연령은 29세. 올해 매출은 100억 원대로 지난해(50억 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그런데 이 회사, 당돌하다.

최근 세계에서 네 손가락 안에 드는 외국 광고회사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았다. 첫 번째는 80억 원에, 두 번째는 150억 원에 회사를 사겠다는 제안이었다. 단칼에 거절했다. 광고로 한류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주류 회사의 광고 제작 요청도 거절했다. 소위 '돈 된다'는 주류 광고였지만 술과 담배 광고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회사 원칙 때문이다. 광고주의 지나친 보고 체계와 간섭으로 크리에이티브가 방해되는 상황이 벌어질 때면 정중하게 광고 작업을 중단하기도 한다고.

박 CEO는 "작업 기간이 3개월로 주어졌는데 두 달을 보고와 설득으로 시간을 보내면 남은 1개월 안에 만들어지는 광고의 질은 떨어진다" 며 "돈보다 크리에이티브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광고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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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레드의 광고는 대부분 "소비자를 광고로 끌어들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최근 화제를 모은 LG전자의 디지털 광고 'Life's good'도 마찬가지. SNS에서 자신의 사진과 이름을 입력하면 '나만의 소셜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진다. 영상 속에선 내 사진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노래 중간에 이름이 불리기도 한다.

'옵티머스 G'와 '시네마 3D 스마트TV' 등 LG전자 전략 제품들이 곳곳에 출연한다. 세계 38개국에서 동시 오픈한 뒤 유튜브 등에서 인기를 끌며 외신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노레드는 이같은 광고를 'ME 이론'으로 설명한다. 단체사진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나'이듯 최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재미있는(Fun) 것과 나와 관련된 것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노레드 임직원들은 "대부분의 광고회사는 광고주를 제일 무서워하지만 우리는 소비자를 가장 두려워한다"고 입을 모았다.

◆매일 아침, 단체사진 찍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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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문화도 '톡톡' 튄다.

임직원들은 매일 아침 회사 로비에 모여 단체 사진을 찍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회사 설립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은 일. 회사와 역사를 함께 하는 얼굴들을 빠짐없이 기억하자는 의미다.

야근이 당연시되는 광고회사의 특성과 달리 이노레드에선 '야근 근절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찍 출근할래요' 제도를 도입해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을 지키자는 운동이다.

매주 금요일에는 점심시간이 2시간으로 늘어난다. 업무의 연장선인 워크숍 대신 '노는 것에만 집중하자'는 펀미팅을 도입해 매년 1, 2회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노레드의 최대 강점을 '젊음'으로 꼽고 있다. "톡톡 튀는 감각이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르겠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와 관련, 박 CEO는 "일본의 한 광고회사를 방문했을 때 백발의 60대 노인이 현업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고 크게 감동했다" 며 "생각이 고리타분해지는 것은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고착화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성공에 안주하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며 "그간 우리가 만든 것들을 부정하고 다시 새로운 방향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노레드는 내년 글로벌 광고제에 처음으로 광고를 출품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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