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2003년 세계 최초로 사회적 거래소(Social Exchange)인 ‘BVS&A’를 설립했다. 사회적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는 곳이다. 거래 방식은 일반 주식시장과 같지만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도 해당 기업의 경영에 관여하거나 배당받을 수 없다. 대신 공익에 기여했다는 자부심과 윤리적 투자자라는 평판을 얻을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감세 혜택도 받는다. 조영복 사회적기업연구원장(부산대 경영학과 교수)은 “BVS&A는 사회적기업과 민간 투자자를 연결시킨 좋은 예”라며 “한국도 다양한 성격의 자금이 사회적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는 사회적기업 관련 법으로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있다. 이 법은 지원계획 수립, 인증제도 운영 등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의 ‘직접 관리’를 규정한 것이 대부분이다. 지금까지는 사회적기업 초기 단계였던 만큼 ‘정부의 관리’가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민간 부문의 인적·물적 투자가 정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들어가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자생적 투자 유치가 가능해야 사회적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회적기업 창업지원 단체 ‘MYSC’의 정진호 대표는 “사회적기업을 위한 펀드를 만들고 자금이 오가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근거법이 있어야 한다”며 입법 작업부터 시작할 것을 주문했다. 법령 체계를 만들어 관할 관청이나 운영 책임 문제 등을 해결해야 민간 자금을 활발히 유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인력과 자금이 들어오도록 사회적기업 인증 유형을 다양화하는 일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제공헌형 사회적기업이 생기면 해외 원조를 하고 싶어하는 재단의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회적기업이 일자리 제공형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