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엔 순수국산 3단로켓 우주로…예산 1조5천억 배정
핵심기술인 액체엔진 1단 추진체까지 자체개발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는 29일 오후로 예정된 3차 발사가 마지막 성공 기회다.

그러나 나로호 발사의 성패와 무관하게 우리의 우주 진출 노력은 계속된다.

우리나라는 나로호 사업의 후속으로 지난 2010년 '한국형 발사체(KSLV-Ⅱ)' 사업에 이미 착수했다.

우주 발사체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1단 액체 로켓까지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해 2021년에 3단 로켓을 쏘아 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29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2010∼2021년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 예산 1조5천449억원을 배정하고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말 국가우주위원회가 확정한 한국형 발사체 개발계획의 목표는 순수 국내 기술로 로켓을 개발해 2021년까지 아리랑 위성과 같은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올려 놓는 것이다.

나로호 사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계획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지만, 우주발사체의 핵심인 1단 추진체를 러시아에서 제작해 수입 완제품으로 들여 왔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한국 로켓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한국형 발사체는 1단 추진체의 액체 엔진까지 자체 기술로 개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우주 계획이 완전한 자립을 이룬다는 도약의 의미가 있다.

물론 나로호 사업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다.

액체연료 추진 로켓이 될 한국형 발사체는 3단으로 구성된다는 점이 2단(상단-하단)으로 이뤄진 나로호와의 차이점으로 꼽힌다.

다단 분리를 위해 더욱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형 발사체의 길이와 무게는 각각 46.5m, 200t으로, 나로호(33m, 142t)보다 훨씬 길고 무겁다.

1단 로켓의 추진력은 300t중(重)으로, 나로호(170t중)를 압도한다.

이는 엔진 하나로 분사하는 나로호와 달리 75t중급 엔진 4개를 묶어 추진력을 얻는 덕택이다.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3단계로 추진된다.

2014년까지 진행될 1단계 사업은 5∼10t급 액체엔진 개발과 시험시설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종의 예비 연구인 셈이다.

2015년에 시작해 2018년 마무리될 2단계 사업에서는 한국형 발사체의 기본엔진이 될 75t급 액체엔진을 완성하고 일단 이 엔진 하나만으로 시험 발사를 하게 된다.

2019∼2021년의 3단계 사업은 이 기본 엔진 4개를 묶어 300t급 1단 추진체용 엔진을 개발하고, 마지막 해인 2021년에 한국형발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것이 공식 로드맵이다.

이 과정에서 로켓 설계는 물론이고 5∼10t 연소기, 터보 펌프 등 엔진 핵심 부품과 연소 시험 등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수십년간의 연구·개발과 시행착오를 거친 다른 우주 선진국들을 우리나라가 단숨에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나로호에 이어 한국형 발사체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부와 우주과학기술계는 기대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고흥>연합뉴스) 임화섭 신호경 김경윤 기자 solatido@yna.co.krshk999@yna.co.kr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