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가 발사 시간을 불과 몇 분 앞두고 갑자기 중단되자 위성 운용을 맡은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나로과학위성과 연구센터 지상국과의 교신을 위한 최종 리허설을 마치고 TV를 보며 대기 중이던 연구원들은 나로호 발사가 또다시 연기됐다는 소식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형화면이 설치된 1층 브리핑룸에 있던 한 연구원은 심각한 표정으로 중계 장면을 지켜보다 발사 카운트다운을 중단한다는 발표에 고개를 떨구더니 급하게 자리를 떴다.

인공위성연구센터 관계자는 “연구원들이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태에서 언론의 취재를 피해 몰래 중계를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이번 만큼은 기대를 했는데 계속된 발사 시도 실패에 몸도 마음도 다 지친다”고 털어놨다.

현장에 중계차를 대기시켜 놓고 방송 진행을 준비하던 취재진과 취재 차들도 중단 발표 후 속속 철수했다.

이주진 전 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우주발사체의) 발사가 이렇게 어렵다”고 운을 떼며 “실망스럽더라도 연구원들이 용기를 잃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