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다가왔지만 캠핑, 여행 등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한국 사람들도 이제야 여가생활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일까. 주말이면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산으로 강으로 떠난다.

자동차 회사들이 이걸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야외활동에 적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미니밴 등을 앞다퉈 새로 내놓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물론 국내 자동차 업계도 캠핑족 등을 겨냥한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혼다코리아가 가장 적극적이다. 혼다코리아는 오는 30일 혼다의 베스트셀링 미니밴 ‘오딧세이’와 대형 SUV ‘파일럿’을 동시에 선보인다.

오딧세이는 3.5ℓ VCM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5.0㎏·m의 높은 성능을 갖췄다. 주행 환경에 따라 엔진의 실린더를 3→4→6기통으로 변환하는 ‘가변 실린더 제어기술’을 적용해 연비도 향상시켰다.

파일럿에도 오딧세이와 같은 엔진이 들어간다. 굵은 선으로 이뤄진 각진 디자인과 4륜 구동으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인정받아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11만6000대가 팔려 나갔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앞서 지난 22일 국내에 ‘G바겐’으로 더 잘 알려진 대형 SUV ‘G클래스’를 출시했다.

자동차 마니아 사이에서 SUV계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모델이다. 장갑차를 연상케하는 강하고 클래식한 디자인과 엄청난 존재감으로 주변을 압도한다.

3.0ℓ 디젤 엔진을 탑재한 ‘더 뉴 G 350 블루텍’은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55.1㎏·m의 성능을 낸다. 복합연비는 7.4㎞/ℓ, 가격은 1억4800만원이다.

5.5ℓ 8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더 뉴 G 63 AMG’는 최고출력 544마력, 최대토크 77.5㎏·m의 괴력을 지닌 녀석이다. 차값은 2억900만원. ‘이렇게 비싸고 덩치 큰 차를 누가 살까’ 싶지만 천만의 말씀. 올해 말까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 배정된 50대는 진작 계약이 끝났고 내년 물량도 50대 이상 예약됐다.

한국도요타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이 회사는 이달 초 ‘벤자’를 들여왔다. 이 모델은 ‘SUV와 세단의 결합’이라는 컨셉트로 개발했다.

SUV의 여유공간과 세단의 승차감을 합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편안한 도심 주행은 물론 아웃도어용으로도 손색없는 차량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북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차에 대한 시승기는 B4면을 참고하면 된다.

볼보는 지난 8월 2013년형 ‘XC60 D4’ 모델을 내놓았다. 이 차량은 동급 모델과 비교해봤을 때 최대토크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ℓ 직렬 5기통 터보 디젤 엔진을 얹은 이 차의 최고출력은 163마력, 최대토크는 40.8㎏·m다. 토크는 높지만 출력과 연비는 경쟁 모델에 비해 밀리는 편이다.

내년에도 연초부터 SUV 신차 출시가 이어진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내년 1월 ‘올 뉴 레인지로버’를 내놓을 계획이다.

4세대 모델로 차체를 모두 알루미늄으로 만든 첫 SUV다. 그만큼 가벼워지고 연비와 주행 성능 모두 좋아졌다. 물을 건너는 도강 능력도 기존 깊이 700㎜에서 900㎜로 개선돼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그냥 있을 순 없다. 한국GM은 내년 초 쉐보레 ‘트랙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차는 국내 첫 소형 SUV다. 외관은 캡티바와 비슷한 듯하지만 보다 콤팩트하면서 존재감이 큰 것이 특징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내년 하반기 소형 SUV ‘캡쳐’를 출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기아자동차는 신형 ‘카렌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