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의 화학·섬유·의류 자회사인 코오롱인더(65,500 +1.39%)스트리의 시가총액은 최근 1년반 만에 1조원 이상 증발했다. 작년 7월15일 12만5500원(종가 기준)을 기록했던 주가는 급락을 거듭한 뒤 최근 두 달 가까이 5만원대에 갇혀 있다.

미국 듀폰사와 4년째 벌이고 있는 법적분쟁(아라미드 섬유의 영업비밀 관련)이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를 거꾸러뜨린 악재다. 지난해 11월 미국 법원이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약 1조원(약 9억2000만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려 상황이 녹록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3분기 잠정실적(영업이익 467억원)마저 예상치(710억원)를 크게 밑돌아 투자자들을 한숨짓게 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금이 투자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소송 관련 리스크가 실제 회사가치보다 과도하게 반영된 결과 주가가 저평가됐다”며 “6만원 이하에서는 저가매수의 매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위원 역시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에 불과한 만큼 부담없는 투자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악재의 늪에 빠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투자를 권유하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3분기 실적부진이 현대·기아자동차 파업과 재고의류 헐값 처분 등 1회성 요인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코오롱플라스틱과 코오롱글루스틱 등 자동차시트 원단과 에어백, 타이어코드, 자동차용 플라스틱 등을 제조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자회사들이 현대·기아차 파업의 영향을 일시적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의류 사업부문 역시 경기에 민감한 남성복 비중이 높아 타격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4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 위원은 “4분기 실적은 지난 1,2분기와 같이 과거 평균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요즘과 같은 경기침체기에 빛을 발하는 점도 근거 중 하나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사업 부문은 산업자재군(상반기 매출 비중 28.84%)과 화학소재군(21.26%), 필름·전자재료군(13.17%), 패션군(22.20%), 의류소재군(14.53%) 등으로 분산돼 있다.

황 위원은 “대부분의 생산품목이 세계 2~3위권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경기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절묘하게 혼합돼 있다”고 분석했다.

길었던 법정분쟁이 마무리 조짐을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2,3분기 중 2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판결 이전에 법원이 중재해 합의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제거야말로 투자자들이 가장 기다리는 소식이다. 동양증권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배상액이 1조원으로 결론날 경우 적정주가를 7만3000원, 5000억원이면 9만원 선이라고 분석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