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내년 채용을 올해보다 더 늘린다. 글로벌 불황으로 경영 환경이 불투명하지만 인재를 미리 확보하고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20일 “이건희 회장이 항상 강조하는 게 미래를 위해 인재를 키우라는 것”이라며 “내년에도 채용을 올해보다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이 일자리를 늘리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며 “국내에서는 연구·개발(R&D)과 디자인,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고급 인력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삼성의 채용 인원은 2만7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삼성은 지난해보다 1000명 늘어난 2만6000명을 선발했다. 역대 최대 규모였다.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지난주까지 80여 계열사에서 내년 채용계획을 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대부분 계열사가 불황을 감안해 보수적 채용계획을 냈다”며 “그룹에서 좀 더 채용을 확대해 인재를 확보할 것을 독려하고 있어 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각사가 낸 채용안은 업종별로 조금씩 엇갈린다.

올해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는 소폭 늘어난 채용계획을 낸 데 비해 금융, 중공업, 화학, 건설 계열사 등은 올해보다 줄어든 채용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사별 채용계획은 다음달 중순께 확정한다.

삼성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과 경력직원을 각각 지난해와 같은 9000명, 5000명 뽑았고, 고졸을 포함한 기능직원은 전년 대비 1000명 늘어난 1만2000명을 채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4500명의 신입사원과 2000여명의 경력사원을 선발했다”며 “최소한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인원을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