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에 100벌, 2번 방송에 13억5000만원.’ 여성복 디자이너 이석태 씨가 가죽 브랜드 ‘로보’와 협업한 ‘칼 이석태X로보’의 첫 작품 ‘골드 가죽재킷’(39만8000원)의 판매실적이다. 지난달 20일 TV홈쇼핑 GS샵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지 16분 만에 1600벌이 모두 팔렸다. 1분에 100벌씩 판매된 셈이다. 두 번째 방송에서도 37분 만에 준비한 1800벌이 다 팔려 총 13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홈쇼핑 업체들과 디자이너 간 협업이 활발하다. 홈쇼핑 회사는 ‘싸구려 옷을 파는 곳’이란 이미지를 벗어나는 동시에 특정 디자이너와의 독점 계약으로 타 방송과 차별화할 수 있고, 디자이너는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유통망과 인지도를 얻으면서 매출 증대까지 꾀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CJ오쇼핑은 2001년부터 ‘시너지’ 효과를 위한 협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3월엔 유명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씨가 진행하는 ‘셀렙샵’ 코너를 신설해 크리스 한 디자이너의 ‘코발트 바이 크리스한’ 브랜드를 론칭했다. 방송 20분 만에 3억원(9월22일), 16분 만에 2억원어치(10월13일)를 판매하는 등 3회 연속 매진, 누적 매출은 약 110억원에 이른다.

GS샵은 강동준 디자이너와 협업해 울 전문 브랜드 ‘쏘울(SOWOOL)’을 내놓은 데 이어 13일엔 손정완 디자이너와 협업한 ‘에스제이 와니’를 론칭할 예정이다. 현대홈쇼핑은 박윤수 디자이너와 협업한 아웃도어 브랜드 ‘피플러스(P+)’ 등의 브랜드를 선보였다.

민지혜/윤희은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