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빵집과 프랜차이즈 빵집의 관계는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의 관계처럼 자영업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다. 대한제과협회 조사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수는 52% 늘었지만 동네빵집은 35% 줄었다. 현실적으로 동네빵집 옆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니 동네빵집으로서는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대안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는 경영컨설턴트로서 동네 빵집에 대한 경영개선 작업을 수행해 왔는데,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은 동네 빵집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프랜차이즈 빵집은 본사를 통해 ‘냉동 생지’ 형태로 빵을 공급받아 매장에서 굽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방법은 빵에 대한 충분한 발효 과정을 생략하게 되고 대신 여러 종류의 식품 첨가제를 넣게 된다. 그 결과 빵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더부룩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매장에서 직접 반죽을 하고 충분한 발효과정을 거치는 동네 빵집에서는 소화가 잘되고 속이 편안한 빵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런 장점도 설명하지 않으면 일반 소비자는 그 차이를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동네빵집은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손님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인천 작전동의 작은 빵집 ‘프리미엄 달란트’는 매장 안에 커다란 액자를 걸어놓고 ‘장인이 만든 빵의 건강함’을 적극 알림으로써 40~50대 여성으로 한정된 고객층을 20~30대로 넓힐 수 있었다. 서울 상수동에 있는 동네빵집 ‘퍼블리크’는 제빵 장인인 점주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정통 제빵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고객을 빵 마니아로 만드는 효과적인 홍보방법인 셈이다. 경기 군포시에 있는 ‘고재영 빵집’은 트위터를 통해 고객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소통에 드는 비용도 없다. 트위터를 통해 택배 주문 판매도 늘리고 있다. 건강한 자영업 생태계가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동네빵집들이 좀 더 분발하길 기대해본다.

허건 행복한가게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