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아동의 반찬전문점 ‘찬하우스’는 지난 8월27일자 한국경제신문 자영업길라잡이면에 소개됐다. 점포 경영은 딸 박정아 사장(29)이 책임지고 뛰어난 조리솜씨를 가진 어머니가 주방을 맡은 가족창업 사례였다. 이들 모녀는 서울 미아동의 5300여가구가 사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상가에 점포를 냈다. 점포 크기는 26.4㎡(8평)로 초기 투자비로 4500만원이 들어갔다. 월세는 95만원 수준이다. 박 사장은 “30~40대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반찬전문점의 사업성이 괜찮다고 판단해 지난 3월12일 가게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찬하우스는 한경자영업멘토링 프로젝트 대상 점포로 선정돼 8월부터 컨설턴트의 도움으로 변신 과정에 돌입했다.
○깔끔한 매장인데 매출은 제자리

찬하우스는 전통시장이나 상점가의 여느 반찬가게와 차별화돼 있다. 우선 매장이 깔끔하다. 수많은 재료와 양념을 사용하는데도 불구, 매장 내 판매공간과 제조공간을 구분하고 개별 포장을 적용해 청결과 위생 면에서 돋보이게 꾸몄다. 신선한 국산 재료와 천연 조미료만을 사용한 친환경제품이란 점도 고객들에게 인정받은 부분이다. 그러나 개점 이후 7월까지 매출은 한달 300만원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이었다. 이는 홍보활동 부족과 집중 판매전략의 부재, 단품관리 시스템의 미비 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담당 컨설턴트인 윤태용 F&B창업경영연구소장은 “가게 입지가 아파트단지 후문이고 급경사 지역이며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홍보활동이 필수적”이라며 “찬하우스가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김치를 집중 판매하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상품별 고객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적정량의 상품을 만들어 놓음으로써 버리는 물량을 줄이는 것도 큰 과제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회원제 도입과 식단배송 서비스 개시

일반적인 반찬전문점은 주먹구구식으로 수요를 예측, 산더미처럼 반찬을 쌓아놓고 소비자들이 사가는 형태다. 윤 소장은 찬하우스에 경영시스템의 옷을 입히기로 했다. 우선 회원제를 도입, 200여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회원들을 대상으로 메뉴 공지 서비스를 제공, 편의성을 높였다.

월정액 식단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매달 식단을 구성해 미리 회원들에게 공지하고 1주일에 2회 화·금요일 국과 반찬을 집에 갖다주는 서비스다. 2~3인 가족이면 한 달에 10만~14만원, 4~6인 가족이면 한 달에 19만~26만원이 든다.

예컨대 맞벌이 부부가 한 달에 14만원을 내면 국과 반찬 3가지를 공급받을 수 있어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닭강정을 활용한 홍보마케팅 전략

윤 소장은 반찬점에 걸맞지 않게 닭강정을 만들 것을 주문, 9월 중순 판매에 들어갔다. 윤 소장은 “닭강정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이라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가게를 들를 것이고, 신선한 재료와 맛에 반한 엄마들이 반찬 고객이 되는 선순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이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위해 비용도 과감히 지출했다. 매장 앞에 입간판을 만들어 세웠고, 전단지를 제작해 배후와 인근 아파트단지에 대량으로 배포했다. 김장철인 이달에는 김장김치 주문제작에 전력을 쏟을 예정이다.

○단품관리 시스템 개발

적정량의 재료를 확보, 수요량만큼 생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는 과학적인 수요 예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매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엑셀 기반의 단품관리 프로그램을 개발, 영업에 적용했다. 여기에 고객 수와 객단가 등 추가 정보도 함께 관리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이런 상품관리 시스템으로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여 재고량을 최소화함으로서 비용이 절감되고 매출은 향상되는 선순환을 이뤄냈다. 지난달 매출은 700만원으로 멘토링을 시작하기 전보다 133%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 연말인 다음달 매출 목표는 1300만원이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담당 컨설턴트=윤태용 F&B창업경영연구소장

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자영업멘토링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전국 10개 자영점포를 대상으로 한경자영업지원단 소속 전문가들을 파견, 4개월간 컨설팅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컨설턴트와 자영점주가 성공점포 만들기에 나선 결과, 상당수 점포의 경영체계가 제대로 갖춰지고 매출이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 중 성과가 뛰어난 점포를 중심으로 변화된 모습을 매주 월요일자 ‘자영업길라잡이’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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