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파트너는 왜 러시아인가?…다시 불붙는 쟁점들

나로호(KSLV-I)의 세번째 이륙을 불과 4~5시간 앞두고 발목을 잡은 것이 러시아산 링 모양의 고무 실(seal)로 밝혀지면서 러시아와의 나로호 공동 개발에 대한 여러 의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가 제작한 로켓 1단(하단)부 조사에 우리나라 기술진이 전혀 참여할 수 없는 것인지, 왜 애초에 공동 개발 파트너로 러시아를 택했는지, 러시아로부터 단순히 1단 엔진을 구매한 것인지 또는 공동 개발인지 등의 의혹들이 그것이다.

이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 및 항공우주연구원의 설명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 이번에 문제가 된 고무 실은 러시아 제품이고 러시아가 제작한 1단부 연결부위이므로 전적으로 러시아측 책임 아닌가.

▲문제의 부품은 러시아에서 제조한 고무재질의 원형 '러버 실(Rubber Seal)'이다.

굳이 기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러시아에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헬륨을 공급한 것은 우리측으로, 결국 공동 작업한 부분에서 누출(Leak)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러시아 또는 우리 책임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누기 어렵다.

-- 1단(하단)부 문제이므로 우리 개발·연구진은 직접 조사에 참여할 수 없나.

▲기술보호협정에 따라 1단 '엔진'에는 접근할 수 없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우리나라와 러시아 연구진이 함께 작업하는 부분이므로 수리·점검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

-- 나로호 개발을 왜 미국 등이 아닌 러시아와 함께 추진했나.

▲발사체(로켓) 개발은 첨단 대형·복합시스템 사업인데다 국방과 직결돼 선진 개발국들이 기술 이전을 극히 꺼리는 분야다.

뒤늦게 개발을 시작한 우리로서는 유·무형의 압력과 규제도 많다.

나로호 개발에 앞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인도, 중국 등 발사체 기술 선진국들에 기술협력 의사를 타진한 결과, 러시아만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러시아는 장기적 기술협력과 우주사업 공동참여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기술적으로도 러시아는 1950~2011년 3천159차례 발사에서 93.6%인 2천957차례 성공했다.

-- 1단 엔진 등에 대한 기술 이전이 없는 단순한 완제품 구매가 아닌가.

러시아가 기술 이전을 거부하지 않았나.

▲국제적으로 민감한 발사체 분야 기술협력에서 공식적 '기술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1970년대 일본이 미국과의 협력 사업을 통해 발사체 기술을 이전받은 것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1987년 MTCR(미사일수출통제체제) 출범 이후 이 체제 아래에서 발사체 기술 이전이 이뤄진 사례는 하나도 없다.

나로호 개발을 위한 한·러 기술협력도 발사체 '체계 기술' 확보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어 계약 내용에 '기술 이전'은 없고, 따라서 애초에 러시아측의 기술이전 거부도 없었다.

-- 러시아와의 발사 경험 외 공동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가 배운 게 거의 없다.

▲아직 나로호 발사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발사체 시스템 기술, 발사운용 기술 등을 확보했고 발사장도 구축했다.

특히 '발사운용'은 발사체의 기술적 검증과 비행성능을 확인하는 개발의 최종 단계로 이 기술과 경험이 발사체 개발에서 가장 중요하다.

러시아의 도움으로 세 차례 발사운용 과정에서 발사체 이송·총조립·점검, 지상 지원설비 운용, 발사체 및 발사대 관제, 추진체 충전·배출, 비행 안전분석 등에 관한 기술과 노하우를 얻었다.

발사체 1단 엔진 부분은 선행 연구를 통해 별도로 기술을 쌓아가고 있다.

-- 러시아와의 계약은 애초부터 불평등 계약이다.

▲계약 협상 시 항공우주연구원의 법률 전문가가 참여했고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계약 내용에 대한 자문을 통해 "문제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

계약서의 구성 및 기본 내용도 통상적 국제 계약서의 형식을 준수했다.

계약 내용에서도 나로호 개발 관련 러시아측에 기술적 책임(Technical Leadership) 등 의무를 부과한 만큼 러시아측이 유리한 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3차 발사 조항(기본 2회 발사 중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1회는 무상 재발사)'의 경우 국제적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울만큼 우리측에 유리한 계약 조건이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김경윤 기자 shk999@yna.co.kr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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