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로켓이상 등이 발사시간 최대의 변수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26일 오후 3시~7시30분 사이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세 번째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우주발사체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발사일이나 시간을 장담할 수 없다.

그만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우주발사체의 발사는 내장된 15만개 부품이 모두 정상 작동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바람·호우·낙뢰 등의 기상이변이 없어야 한다.

또 주변을 지나는 선박·비행기·인공위성 등과의 충돌 가능성을 피해야 한다.

이렇듯 철저한 점검을 거쳐 발사 15분 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고 해도 갑작스러운 경고음으로 발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인도는 2001년 3월28일 우주발사체 GSLV의 발사를 불과 1초 남겨놓고 자동제어시스템이 액체엔진 부스터의 오작동을 감지해 중단한 바 있다.

이 발사체는 2007년 9월2일 발사 때도 발사 15초 전 정전으로 멈췄다.

이후 정비를 거쳐 발사했지만 궤도진입에 실패했다.

일본도 2003년 9월27일 H2A 발사 직전, 발사체 자세계측장치 내 전압변환기의 동작 불안정으로 이상 신호가 발생해 중지됐다.

H2A는 한달 뒤인 10월29일 발사됐지만 노즐의 온도 상승으로 문제가 생겨 105초 후 지상명령으로 파괴됐다.

유럽연합(EU)의 아리안5는 2006년 2월21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지상장비 이상으로 3일 뒤로 연기했다.

이어 위성회로 이상 여부 확인을 위해 다시 연기했다가 3월9일 발사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지만 발사체 상단의 압력이 떨어져 발사를 중단했다.

결국 3월11일 네 번째 시도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엔데버호 역시 2009년 6월13일 연료주입 지상설비 문제로 발사가 중단된 뒤 연료, 기상 등의 문제로 6차례 연기 끝에 7월15일 발사에 성공했다.

이처럼 자동제어시스템은 문제를 발견하면 발사 직전에도 자동으로 발사 중지 명령을 내려 우주발사체의 궤도진입 성공률을 높인다.

우리나라의 나로호도 2009년 7월30일 1차 발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시험장비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발사 7분56초를 남기고 중지되는 등 최종 발사예정일을 3차례 연기하는 우여곡절 끝에 8월25일 발사한 바 있다.

당시 발사일에 맞춰 각종 축제를 준비했던 많은 국민이 답답함과 안타까움에 발만 동동 굴렀지만 발사 지연은 빈번한 현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나로호는 2차 발사 때도 발사일이 한 차례 연기됐다.

2010년 6월9일 오후 5시 발사를 3시간 앞두고 발사체 옆에 위치한 소방시설에서 갑자기 흰색 소화용액이 분출되면서 발사를 다음날로 미뤘다.

우주로 가는 길이 결코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연 기자 gol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