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발암물질 ‘벤조피렌’ 검출로 유해성 논란을 빚고 있는 농심 라면에 대해 자진 회수 조치를 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5일 벤조피렌이 과도하게 검출된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를 재료로 쓴 라면류와 조미료 가운데 유통기한이 남은 4개 업체 제품에 대해 다음달 10일까지 업체가 자진 회수하도록 결정했다. 벤조피렌 검출량이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나 국민들의 불안을 감안한 조치라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대상 제품은 농심 ‘얼큰한 너구리’ ‘순한 너구리’ ‘새우탕 큰사발면’ ‘생생우동 후레이크’ ‘생생우동 용기’ ‘얼큰한 너구리 멀티팩’, 동원홈푸드 ‘동원생태우동해물맛’, 민푸드시스템 ‘어묵맛조미’, 화미제당 ‘가쓰오다시’ 등 9종이다.

식약청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각종 식품의 벤조피렌 기준을 재점검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희성 식약청장은 앞서 지난 24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자 “추가 조사를 거쳐 부적합 원료를 쓴 라면을 회수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식약청은 이날 오후까지도 “벤조피렌 함유량이 미량이어서 인체에 무해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의원들의 거듭된 요구에 결국 방침을 바꿨다.

지난 6월 벤조피렌 기준을 초과한 가쓰오부시가 들어간 농심 라면 제품의 스프를 식약청이 조사한 결과 ‘얼큰한 너구리’ 등 6개 제품 스프에서 최고 4.7ppb의 벤조피렌이 검출됐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