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요인 집중 개선..위성덮개 전압 바꾸고 비행종단시스템 없애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의 세 번째 도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4일 발사대로 옮겨져 우주를 향해 세워진 나로호는 기상 등 돌발 변수만 없다면 예정대로 26일 오후 3시반~7시 사이 카운트다운 이후 지축을 흔들며 솟아오를 예정이다.

우주개발의 첫 걸음인 로켓 발사의 성공을 바라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 발사에 간절함이 더하는 것은 세 번째이자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2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나로호 1단(하단)부 제작을 맡고 있는 러시아 흐루니체프사는 최대 3차례까지만 로켓을 우리나라(항우연)에 공급하기로 계약된 상태다.

이 때문에 한국과 러시아 공동 개발진은 마지막 비행의 실패 확률을 낮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전문가들이 1·2차 보다 3차 발사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우선 1차 때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실패의 원인이 된 페어링(위성덮개)의 경우 2차 발사를 앞두고 10차례의 실제 분리 시험과 400회에 걸친 단위 부품 및 시스템 시험을 통해 문제가 개선됐다.

2차 발사 실패 이후 추가 조치로 페어링 분리에 사용되는 기폭장치도 보다 안전한 저전압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난 3·5·8월에 진행된 저전압 페어링 분리시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차 실패 원인 조사에서 고체 연료 폭발 원인으로 추정된 비행종단시스템(FTS;Fight Termination System)은 아예 떼어버렸다.

FTS는 비행 궤적이 바뀌는 만일의 상황에서 민가 피해 등을 막기 위한 자폭 장치이지만, FTS를 제거해도 사실상 안전에 거의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개발진은 2단(상단)부의 모든 고전압 장치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모두 없앴다.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그동안 한국과 러시아 정부 조사단이 지적한 실패 요인을 모두 개선했다"며 "따라서 일단 기술적으로 3차 발사의 성공 확률은 분명히 1·2차에 비해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술적 개선으로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해도 3차 발사의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나로호는 매우 복잡한 기계인데다 극한 상황을 견뎌야 한다.

부품 수는 20만개로 일반 자동차의 약 10배에 이르고, 발사 54초만에 음속을 돌파할만큼 빠른 속도로 대기권을 가르고 비상한다.

그만큼 발사 과정의 모든 변수를 완벽하게 예상하고 대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지금의 우주개발 선진국들도 초기 로켓 개발 과정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 많은 실패를 거듭했다.

항공우주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우주대국' 미국과 러시아조차 로켓 발사에 처음 나선 1950년대에는 발사 실패율이 각각 66.1%, 39.1%에 이르렀다.

뒤이어 우주 경쟁에 뛰어든 유럽 역시 1960년대에는 10번에 4번 꼴로 실패했고, 같은 시기에 일본은 단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해 실패율이 무려 100%였다.

따라서 만약 나로호가 기대와 달리 세 번째 시도에서도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한다해도 이를 한국 우주개발 사업의 '끝'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여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