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집값이 바닥을 치고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실물경제가 좋아져 가계부채 위기가 완화되고 유럽 경제도 나아질 겁니다.”

앤 크루거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교수(전 IMF 수석부총재)는 24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2’의 ‘전환기의 세계경제, 새 성장동력’을 주제로 열린 첫 번째 기조세션에서 세계 경제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크루거 교수는 “유럽 위기는 계속 진행 중이고 불확실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전제한 뒤 “그리스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면 유럽중앙은행(ECB)이 타격을 입게 되고 유럽의 위기는 다른 국가에도 불안감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유럽에 은행동맹(banking union)이 구축되면 재정 위기에 대한 불확실한 요소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지난 18일 ECB가 역내 6000여개에 이르는 모든 은행에 대해 감독권을 가지는 은행동맹을 내년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크루거 교수는 다만 “나라마다 은행 규제 방식이 달라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며 “통일된 룰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감세 혜택 종료에 따른 세금 인상과 정부의 지출 삭감 탓에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 수단이 뚝 끊기는 재정벼랑(fiscal cliff)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난제”라고 분석했다. 크루거 교수는 “연말까지 미국 정부가 다각적인 조치를 취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5% 하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리처드 프리먼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세계화를 평가하는 잣대로 지식의 흐름이 중요한 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무역, 자본, 환율이 세계화의 주요 지수로 사용됐지만 이제는 지식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기술과 지식의 전파 속도가 빠른 이공계의 경우 세계적으로 거의 비슷한 대학교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이 분야의 세계화 수준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식의 흐름은 궁극적으로 세계의 통합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리먼 교수는 한국 교육의 세계화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 간 학생 수가 7만3000명으로 중국 인도에 이어 3위인데 이는 인구 규모를 고려해볼 때 매우 놀라운 수치”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주요 국가 중 연구·개발비가 두드러지게 늘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임도원/조미현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