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15년만에 2년 임기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한국은 18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회원국 193개 중 3분의 2를 넘는 149개국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한국은 아시아 그룹 1개 공석을 놓고 캄보디아, 부탄과 경쟁을 벌여왔다. 1차 투표에서는 3분의 2가 안되는 116표를 얻었으며, 캄보디아와 양자 대결을 벌인 2차 투표에서 149표를 얻어 결국 안보리에 진입했다.

한국은 1991년 유엔에 가입했으며 1996년~1997년에도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했었다. 이번 선거에서 한국 외에도 르완다, 아르헨티나, 룩셈부르크, 호주가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안보리는 국제평화와 안전유지에 기여하는 유엔에서 가장 힘이 센 기구다. 회원국에 권고만 할 수 있는 다른 기구와 달리 결정사항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강제력을 갖기 때문이다. 안보리는 국제 분쟁을 조정하거나 분쟁 지역에 군대를 파견하고 경제 제재, 무력사용을 승인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해 리비아 사태 당시 연합군의 공습을 허용한 것도 유엔 안보리였다.

한국이 안보리에 참여하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분쟁 해결과정에 참여하며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특히 북핵 문제를 다룰 때 한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사국이 아닌 회원국들은 북핵 등 특정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회의장 밖에서 미국 프랑스 중국 등에 로비를 벌여야 하지만 이사국이 되면 회의장 안에서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장국도 맡을 수 있다.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과 10개 비상임이사국 등 15개 이사국이 알파벳 순에 따라 한달씩 돌아가며 의장을 맡는다. 한국은 내년 2월과 2014년 5월에 의장국을 맡는다. 의장국은 토의주제를 정하고 중요한 결정 시 각국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부는 안보리 재진출을 올해의 핵심 외교과제 중 하나로 설정하고 그동안 전방위 외교전을 펼쳐 왔다. 김봉현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정관이 지난 15일 뉴욕으로 건너와 막판 득표전을 벌였고 김숙 유엔 대사도 최근 일주일간 5개 지역그룹 및 개별 국가 대사들과 연쇄 접촉하면서 이탈표 방지에 주력했다. 김성환 외교장관은 지난달 말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해 50여개 회원국 수석대표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김숙 대사는 “한국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재임 기간에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됨으로써 다자 외교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며 “이사국으로서 유엔의 평화활동에 기여하는 동시에 한반도 안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