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카페 - 게임화 마케팅

재미 + 보상 + 경쟁 3요소
"매장서 숨긴 제품 찾으면 할인"…줄어든 오프라인 매출도 해결
운동화 센서로 기록…레벨 올리면 '트로피'…게임처럼 만드니 200만명 열광

‘톰 소여의 모험’의 주인공인 톰은 마을에서 소문난 장난꾸러기다. 하루는 친구와 싸운 벌로 담벼락에 페인트 칠을 하게 된다. 페인트 통을 들고 담장 앞에 선 톰에게 근처에서 사과를 먹으며 빈둥대던 벤이 눈에 들어왔다. 톰은 소중한 담벼락은 아무나 칠할 수 없다면서 페인트 칠이 아주 재미있는 척했다. 벤은 붓을 넘겨받는 대가로 사과 한 개를 내밀었고, 지나가던 모든 소년들은 자신의 보물을 바쳐가며 담벼락에 페인트를 칠했다.

사람들은 재미를 느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몰입하곤 한다. 여기에 다른 사람과 경쟁이라도 붙으면 더 악착같이 달려든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열광하는가 보다.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디지털 세대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게임의 원리들을 마케팅에 적용하는 ‘게임화(gamification)’가 국내외 여러 기업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재미를 좇는 인간의 본능을 게임화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애착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게임화 마케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들이 필요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당신은 오늘부터 매일 달리기를 하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그 결심을 지켜나가기는 쉽지 않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키는 ‘나이키 플러스’라는 운동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달리기 기록을 저장해주는 센서를 구입해 운동화 밑창에 붙이기만 하면 달리기를 마친 뒤 나이키 웹사이트에서 자신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운동화 센서로 기록…레벨 올리면 '트로피'…게임처럼 만드니 200만명 열광

센서로부터 입력된 결과를 바탕으로 시간이나 기록 경신에 대한 정보까지도 알려준다. 미리 정해둔 훈련 목표를 달성하면 게임을 하듯이 웹사이트에서 가상의 트로피를 주고, 레벨도 올려준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이용해서 친구들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현재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운동 기록을 공유하고 있다.

게임화에 필요한 두 번째 요소는 ‘보상’이다. 게임이 다른 행동 유발 프로그램과 가장 다른 것은 특별한 보상이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런던 올림픽 기간에 ‘골드러시’라는 마케팅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골드러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휴대전화, 노트북 등 1000여개의 푸짐한 경품을 걸고 진행한 이 행사는 가상의 메달을 찾는 게임 마케팅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TV, 신문, 버스, 지하철, 매장 등 생활 속에 숨겨진 QR 코드를 찾은 사람에게 경품을 제공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은 이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은 140만명 이상이다.

최근 마음에 드는 상품의 바코드를 찍기만 하면 최저가 모바일 쇼핑몰로 연결시켜 주는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얻자 반대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눈에 띄게 줄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오프라인 매장들은 결국 앱에는 앱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숍킥(ShopKick)이라는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소비자들은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포인트를 부여받는다. 숨겨져 있는 추천 제품을 찾아내면 추가 포인트도 제공받는다. 이렇게 쌓은 포인트로 가격을 할인받을 수 있다. 게임 포인트로 할인을 해주면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높여줄 수도 있고 개인별 차별화된 할인도 가능해진다.

게임화에 빠질 수 없는 또 다른 요소는 ‘경쟁’이다. 게임이 재미있는 것은 겨루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화 마케팅 역시 경쟁 상대를 포함해야 효과가 배가 된다. 2010년 BMW는 자사의 인기 브랜드인 ‘MINI(미니)’를 경품으로 걸고 신차 출시를 기념 이벤트를 벌였다. 2010년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최근 인기 TV 프로그램인 ‘런닝맨’을 연상시킨다. 스마트폰의 지도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상의 미니 자동차 아이템이 있는 곳으로 가장 먼저 달려가는 사람에게 아이템이 주어진다. 하지만 다른 참가자가 아이템을 갖고 있는 사람을 따라 잡으면 아이템을 빼앗을 수 있다. 1주일간의 행사가 끝나는 시점에 아이템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실제 미니 자동차를 우승 상품으로 주는 이 행사는 스톡홀름 시민 1만여명이 참여했다.

공자는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했다. 공자는 2500년 전에 이미 인간의 타고난 본성 중 하나가 노는 것이고, 그것이 무엇보다 강력한 힘이라는 점을 알았던 모양이다. 혹시 아직도 게임이라면 그저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들의 소일거리로만 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 한심해 보이는 게임이 기업의 운명을 바꾸는 패러다임이 될 수도 있다.

이우창 <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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