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과 제조업이 접목되고 있다. 매뉴팩처드 하우스(Manufactured House)를 통해서다. 이는 마치 전자제품처럼 자재와 골조 등 기본 틀은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시공비와 공사 기간을 줄이면서도 품질은 동일하게 규격화할 수 있어 미래 주택 모델로 손꼽힌다”고 전망했다.

매뉴팩처드 하우스의 여러 가지 시공 방식 중 대표적인 것이 ‘모듈 방식’이다. 방, 주방, 화장실 등을 박스 형태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블록처럼 조립해 완성하는 식이다. 이렇게 만든 ‘모듈러 주택’의 최대 장점은 입주가 빠르다는 것이다. 자재의 70~90%를 공장에서 미리 생산하기 때문에 3개월이면 설계부터 입주까지 가능하다. 모듈을 수평으로 붙여 집 면적을 넓히거나, 수직으로 쌓아 복층으로 만들 수도 있다. 외벽에 태양광 발전장치를 설치하는 식으로 자체 전력을 사용할 수 있어 관리비도 저렴한 편이다. 이사를 갈 경우엔 집 전체를 그대로 옮겨 다시 조립해 지을 수도 있다.

매뉴팩처드 하우스 관련 기술은 현재까지 일본 업체들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일본 업체들보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국내 보급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을 정도다. 포스코A&C는 올초 충남 천안에서 연평균 4000개 안팎의 모듈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준공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모듈러 주택 브랜드 ‘뮤토’의 3.3㎡당 건축비는 300만원대 후반으로, 1000만원에 달하는 일본 제품의 3분의 1 수준이다.

최근에는 모듈 방식으로 지은 한옥인 ‘매뉴팩처드 한옥’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본 골조, 문틀, 벽체 등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현장에서 조립해 건설한다. 공사 기간이 1개월 미만으로 짧고, 3.3㎡당 건축비는 전통 한옥 시공 방식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