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은 차세대 사업의 키워드로 ‘그린웨이’를 내세우고 있다. 녹색사업에 그룹의 미래를 걸겠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던진 승부수가 대표적이다. LG는 영국 롤스로이스에 4500만달러를 주고 연료전지 업체를 인수했다. 곧바로 사명도 LG퓨얼셀시스템즈로 바꿨다. 지주사인 (주)LG와 대표 계열사인 LG전자, LG화학이 대주주로 참여했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중에 있는 산소를 함께 가열하면 산소 이온이 이동해 전기와 열을 생성하는 장치다. 물 외에 다른 부산물이 없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LG는 연료전지를 공장 및 대형 건물의 자체 발전기로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료전지 사업 외에도 LG의 녹색 포트폴리오는 다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녹색사업을 키우는 데 공을 들여온 결과다. 2010년 4월 구 회장이 8조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그룹 매출의 15%를 녹색사업으로 채우겠다는 ‘그린 2020’ 전략을 발표한 뒤 그린사업은 탄력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전기자동차, 태양광, LED(발광다이오드)조명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5년까지 전체 투자액 8조원 중 3조원 이상을 전기차에 쏟아 10조원의 매출 가운데 4조원을 전기차 부문에서 올릴 계획이다. 매출 확대의 주축은 전기차 배터리다. LG는 현재 10만대 수준인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35만대 규모로 늘리고 2015년까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25%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태양광에는 2015년까지 2조원 넘게 투자해 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방침이다. 경기 평택에 1조원을 투자해 LG전자의 미래성장 동력 단지를 조성하고, LG화학 여수공장에 4900억원을 들여 태양광 산업 원료인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경북 구미시 LG실트론 공장에도 4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 웨이퍼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 투자가 모두 완료되면 LG는 태양광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이루게 된다. LG화학(폴리실리콘)-LG실트론(잉곳·웨이퍼)-LG전자(셀·모듈)-LG솔라에너지(발전소 운영)로 이어지는 태양광 사업 체계를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LG이노텍을 중심으로 LED조명 사업에도 공을 들여 2015년까지 2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자체 신규 투자뿐 아니라 합작이나 인수·합병(M&A)에도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3월과 8월 LS엠트론의 공조사업과 수처리업체인 대우엔텍을 각각 손에 넣었다. 작년 8월에는 GM과 전기차 분야에서 제휴했다. LG하우시스는 알루미늄과 기능성 유리 분야에서 합작사를 설립했고 LG전자는 히타치와 수처리 합작사를 만들었다.

2년여간 전기차, 수처리, 그린빌딩, 친환경 유리 사업에 이어 연료전지 분야까지 발빠르게 사업 행보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LG는 2015년까지 그린사업에서 1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린사업 분야의 17개 중소기업에 1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660여개 중소기업과 동반 성장한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