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생의학상 발표를 시작으로 노벨상의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스웨덴 기업가 알프레드 노벨의 유지로 1911년 시작된 이 상은 그동안 모두 830명의 개인과 23개 단체가 수상했다. 한 명이라도 수상자를 낸 나라는 70개국이다. 이번에는 한국인 수상자가 나올까. 국민들은 기대를 해보지만 들리는 건 문학상 후보에 고은 씨가 들어 있다는 소문 정도다. 애타게 바라는 노벨 과학상은 이번에도 기대를 접어야 할 것 같다.

한국과 일본이 1 대 19인 분야가 있다. 바로 노벨상 수상자 배출 숫자다. 일본은 어제 또다시 생의학상을 수상했다. 평화상을 빼고 학문분야로만 따지면 아예 0 대 18이다. 세계에서 일본인을 가장 우습게 안다는 한국이지만 이게 현주소다.

세계적 학술정보기업이 발표한 올해 노벨과학상 후보자 리스트에 한국인은 아예 없다. 앞으로 10년 내엔 한국인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한국연구재단의 조사결과다. 일본의 과학교육은 우리보다 최소 50년 이상 앞섰다는 평가다. 1901년 노벨상 제정 첫 해부터 노벨상 후보로 거론됐던 일본 과학자들이다. 1949년 노벨 물리학상에서 첫 수상자를 낸 일본은 과학분야에서만 무려 1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특히 2000년 이후 과학분야 수상자들이 10명이나 쏟아져 일본은 이번에도 기대가 큰 모양이다.

국가신용등급이 일본을 앞섰다고 하지만 우리는 일본과의 교역에서 만성 무역적자국이다. 일본의 부품소재가 들어가지 않고는 만들 수 없는 수출 품목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위성도 일본 로켓에 실어 쏘아올렸다. 축구에서 일본을 이겼다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를 흥분시켰다고 우리가 일본에 앞선 국제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요, 오산이다.

놀고 떠드는 오락분야만으로 일류 국가가 될 수 없다. 잘해봐야 B급 사회다. 국제 전문가들은 한국 젊은이들이 영리하지만(intelligent), 지적이지는(intellectual) 않다고 말한다. 국제 미팅에서는 첫날에 설쳐대던 한국 청년들이 정작 토론 자리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탄하는 소리도 들린다. 국력은 지력의 종합이다. 하기야 대선 정치판부터 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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