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갤러리아 완료..현대百 내년 전면개편

불황에도 백화점들의 '리뉴얼 전쟁'이 거세다.

경기가 안좋을 때 공격 투자를 통해 오히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매장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셈법이다.

사실상 증축과 매장 개편 말고 수도권에서 뾰족한 외연 확대 방법이 없다는 현실도 한몫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를 비롯한 대부분 주요 백화점이 수도권 주요 점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새단장 작업을 진행 중이거나 마무리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5일 소공동 본점의 '영플라자'를 개장 9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젊고 패션이 강한 백화점'이라는 기치에 맞게 신규 브랜드를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53개로 늘렸고, 길거리 편집매장도 대거 유치했다.

SPA(제조·유통일괄화의류)군을 강화해 명동과 을지로 인근 직장인도 끌어들인단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본점 매출은 독보적으로 1위지만 영플라자만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이 사실"이라며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매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의 전통적 고객을 대상으로 보수적인 영업을 고수해 온 현대백화점도 대대적인 재단장에 일찌감치 착수했다.

지난 6월 27년만의 리뉴얼에 들어간 압구정 본점 작업은 내년 3월 완료되고, 무역센터점의 경우 지난해 1월 공사에 들어가 내년 7월까지 순차적 입점을 마무리한다.

특히 무역센터점은 영업면적이 3만3천800㎡에서 5만2천600㎡로 55%나 대대적으로 늘어나고, 명품 매장을 3개층에 할애해 비중을 획기적으로 키웠다.

이미 지난달부터 영업을 시작한 루이비통 매장엔 국내 최초로 남성복 라인을 입점시켰고, 까르티에 등 2~3개 브랜드는 복층 매장을 구성할 계획이다.

압구정 본점도 영업면적을 3만㎡에서 3만1천700㎡로 확대했고, 2~4층에 명품과 시계 매장 등을 늘릴 방침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같은 매장이라도 모든 라인을 구축해야 다양한 고객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명품 규모를 크게 키웠고, 고객 편의 공간도 업그레이드했다"며 "무역센터점은 현대백화점 중에선 처음으로 내년 1조 매출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이미 지난 8월말에 경기점, 지난달말엔 강남점 일부 리뉴얼을 마쳤다.

경기점은 지하1층과 2층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식품관을 프리미엄급으로 대폭 확장했다.

영국 식자재 브랜드 '웨이트로즈'·미국 식품 브랜드 '스톤월키친' 등이 구비됐고, 프리미엄 식품점 '딘앤델루카'도 강남점에 이어 이곳에 문을 연다.

강남점은 2~3층 리뉴얼을 통해 명품과 화장품 라인을 강화했다.

나스와 비디비치 등 메이크업 브랜드와 조말론 등 향수로 구성된 노블리티 코스메틱존이 눈에 띄고, 버버리 프로섬과 펜디 모피 등 고가 라인도 확대됐다.

갤러리아 명품관도 7년만에 전면 재편한 식품관 '고메이494'를 개장했다.

이른바 그로서리와 레스토랑을 결합한 '그로서란트' 스타일을 표방했다.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를 배제하고 숨은 맛집을 개발해 '사회통합형 프리미엄'을 추구했다고 한다.

갤러리아는 특히 식품관을 시작으로 이스트와 웨스트 명품관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박세훈 대표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명품관도 상당한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며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