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은 약가 인하에도 불구,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점쳐진다. 의약품 사용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업계의 원가절감 노력과 효율적인 판매관리비 집행 덕분이다.

제약산업은 2010~2011년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에 이어 올해는 약가 인하로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의약품 사용량이 늘어날 전망이며, 기저효과도 기대된다.

올해 말 대통령 선거를 전후한 규제정책의 향방도 눈여겨봐야 한다. 보건당국은 헬스케어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약가 인하와 포괄수가제 시행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로 제약산업의 규제 리스크는 줄어들 전망이다. 중·장기 실적을 고려할 때 제약업체 주가는 우(右)상향의 그래프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규제완화 기대감 커져

제약산업은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해왔다. 문제는 불확실한 정부정책(규제) 환경이었다. 이는 항상적인 제약산업의 위협 요인이었다.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가 이어지면서 대형 제약업체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모델이 동력을 잃는 듯했다.

하지만 제약업체들은 산업 성장 둔화에 대비해 신약 개발과 해외진출을 위한 투자를 늘렸다. 다국적 임상과 해외 제약업체와의 제휴도 늘어났다.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화학합성 의약품에 비해 시장이 커지고 있는 바이오시밀러(생물의 세포나 조직 등의 유효물질을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에 대한 연구·개발을 활발히 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제약산업은 2010~2011년 리베이트 규제 정책에 따라 영업환경이 급변했다. 올해는 약가 인하까지 이뤄지며 최근 2년간 시장이 쪼그라들었다. 지난 17일 컨센서스 기준 주요 제약업체( , , 동아제약, , 종근당)의 전년 대비 합산 영업이익 증가율은 2010년 -2.4%, 2011년 -18.7%, 2012년 -13.5%다.

그러나 주가에 반영되는 제약산업의 악재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형 제약업체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규제성 악재도 지나갔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는 규제보다 정책적인 지원이 기대된다. 이런 정부 정책의 변화 가능성만으로도 제약산업에 대한 투자심리는 살아날 수 있다. 실적의 최저점을 확인한 데다, 규제 위험이 완화되면서 제약산업에 대한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 여파로 경기방어주로서의 상대적 장점도 부각되고 있다.

◆3분기 실적 호전된 듯

올해 3분기 어닝시즌이 코 앞에 다가왔다. 주요 제약업체들은 2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은 제약사들의 3분기 합산 매출액이 7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전 분기 대비로는 5.4%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은 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지만 2분기에 비해선 79.4%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녹십자의 경우 독감백신 매출이 크게 늘었다. 마진율이 높은 벌크 백신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원외처방 회복과 ‘팔팔정’ 호조 지속으로 흑자 유지가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7개 대형 신약 도입, 유한킴벌리의 성장성에 기반한 실적 증대가 기대된다.

내년부터는 상황이 더욱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사용량 증가에 따른 성장성 회복과 기저효과가 주된 근거다. 주요 제약업체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내년 31.7%, 2014년 19.3%로 전망된다.

◆신제품 출시와 수출 본격화

신약 개발과 해외진출은 곧 신제품 출시와 수출 본격화로 이어진다. 특히 녹십자의 활약상이 돋보인다. 녹십자는 2016년까지 20여종에 이르는 자체 개발 신제품의 국내 출시가 계획돼 있다.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등의 신제품은 중동과 남미지역에 수출할 예정이다. 녹십자는 올해 독감백신을 포함한 백신제제 부문의 매출 성장으로 외형 확대도 점쳐진다.

수익성이 높은 계절 독감백신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올해 영업이익률은 11.7%에 달할 전망이다. 남미지역 수출이 시작되면 녹십자 매출의 계절 변동성도 축소될 수 있다. 올해는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국내 시판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국내 매출이 1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는 최근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전문업체인 녹십자랩셀에 이어 면역세포치료 전문업체인 이노셀을 인수했다. 녹십자는 이노셀의 간암 세포치료제의 특허권 등을 62억원에 사들였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