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25일 오후 1시24분


“글로벌 위기가 장기화되면 새로운 승자 독식 기업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는 사모펀드(PEF)만이 살아남는다. ”

‘슈퍼리턴 아시아 2012’ 콘퍼런스가 홍콩 JW메리어트호텔에서 세계 800여 글로벌 PEF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개막했다. 주제발표와 패널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최근 아시아 시장의 성장세가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전망은 여전히 높다고 봤다. 향후 아시아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더 거세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투자 불확실성은 점점 높아지고 PEF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PEF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바이아웃(경영권·최대주주 지분 인수) 투자 분야의 인적 경쟁력을 키우는 게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PEF 자금 아시아로 몰린다

참석자들은 아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4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호니캐피털의 존 자오 회장은 “중국의 경우 최근 성장세 둔화에도 여전히 경기 부양 측면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많다”며 “특히 중국의 내수 부문 투자 펀더멘털은 우려와 달리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5~6%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정도로 여전히 미국 전체 GDP 증가율을 웃돈다”고 말했다.

◆PEF 적자생존 시작됐다

아시아 투자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무엇보다 투자 경쟁이 치열해졌다. PEF도 난립하는 양상이다. 중국을 예로 들면 1995년 10개였던 PEF는 2000년 100개, 2005년 500개로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 6월 말 현재 5011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PEF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존 리우 무스파트너스 상무는 “예전에는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특화된 투자였지만 이제는 그 안에서 또 한번 특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하 MBK파트너스 대표도 “아시아 시장에서 PEF 간 바이아웃 투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PEF들이 글로벌 PEF로 성장하느냐, 도태되느냐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키워야 살아남는다

전문가들은 운용사(GP)와 LP들의 실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브라이언 애덤스 알카텔루센트인베스트먼트 상무는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보다 ‘누가 투자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임원급 매니저들이 투자위원회 때 잠시 의견을 냈다가 거래를 마무리할 때 얼굴을 내미는 PEF에는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지역의 바이아웃 투자가 늘어나면서 PEF 매니저들의 기업 통제 능력도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아시아 기업은 강성 노조가 많은 데다 중국 등의 일부 기업은 경영진의 부정 행위가 여전히 심한 만큼 PEF들도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콘퍼런스 이모저모 - 세계자본시장 거물 총출동…투자자 상담열기 '후끈'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슈퍼리턴 아시아 2012’ 콘퍼런스는 사모펀드(PEF) 관련 행사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글로벌 PEF 운용사(GP)와 투자자(LP), 중개 기업, 정보제공업체 등 800여곳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데이빗 본더만 TPG 창립자와 피터 게일 헤르메스GPE 최고투자책임자, 마르코 데 베네데티 칼라일그룹 유럽 공동대표, 헨리 맥베이 KKR 글로벌자산운용부문 대표, 짐 포드 오크트리캐피털 대표, 임티아즈 칸 세계은행 프라이빗마켓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 글로벌 PEF 시장을 움직이는 거물들이 대거 자리를 같이했다. 한국 최대 바이아웃 펀드인 MBK파트너스의 윤종하 대표도 참석했다.

로비에 설치된 미팅부스는 투자를 받으려는 GP와 운용사를 찾으려는 LP 간 상담 열기로 뜨거웠다. 미팅부스 예약 게시판이 꽉 차자 1층 레스토랑과 커피숍도 상담을 갖는 PEF 관계자들로 메워졌다.

홍콩=고경봉/김석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