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자영업멘토링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선정한 10개 점포를 대상으로 4개월간 컨설팅을 실시해 매출이 부진한 자영업점을 성공 점포로 바꾸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경자영업지원단 소속 컨설턴트들의 업체별 컨설팅 내용을 매주 월요일자 ‘자영업길라잡이’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주최: 한경ㆍ우리은행ㆍIBK기업은행


동네상권 실내포차 메뉴·시설 개선하려면

Q. 저는 서울 군자동에서 ‘오래오래포차’를 운영하는 이인숙(53)입니다. 점포는 지하철 5·7호선 군자역에서 세종대 후문으로 이어지는 이면도로변에 있습니다. 점포규모는 42.9㎡(13평)로 권리금과 보증금을 합쳐 5000만원, 시설 및 집기 구입비로 2500만원을 들여 창업한 지 1년4개월이 지났습니다. 월세는 93만원 나갑니다.

오후 2시30분에 출근해 그날 장사준비를 하고 4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30분까지 가게를 운영, 월 매출 1000만원을 올리고 있습니다. 고객층은 주변 주택가의 주민과 학생들입니다.

저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 귀국, 1년 전에 자택과 가까운 곳에서 권리금이 저렴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가게 운영은 제가 주방을 맡고 직원 1명이 홀을 담당합니다. 한 달 매출에서 재료비 350만원, 임차료 93만원, 인건비 150만원, 전기·가스·수도세 50만원 등을 제하고 나면 350만원 정도의 수익이 나옵니다.

신선한 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하루 2시간 도매시장과 전통시장을 직접 다니고 있습니다. 주요 메뉴는 해물파전, 치킨, 닭볶음탕, 찌개류 등 안주류지만 손님들은 술과 함께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메뉴 변화 없이 영업하다 보니 단골손님들이 안주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자영업멘토링을 기회로 메뉴를 정리하고 시설도 변경해 보려고 합니다. 연중무휴로 영업하다 보니 체력적인 한계가 옵니다. 주방직원을 1명 정도 고용하고 싶은데, 지금 매출로는 힘들 것 같습니다. 메뉴와 시설 개선방안을 알려주세요.




눈길 끌게 간판등 매장앞 개선
유리창엔 인기메뉴 사진 부착


A. 의뢰인의 매장이 있는 상권은 배후에 다세대와 연립주택이 밀집해 있는 전형적인 동네상권입니다. 가구당 세대원수가 불과 2.19명에 불과할 정도로 1~2인 가구가 많은 게 특징입니다. 주거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교통편이 좋아 직장인이나 학생, 신혼부부, 싱글족 등이 주로 살고 있는 지역입니다.

전체 인구 중에서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2%에 달합니다. 가족 외식보다는 간편한 외식점이 장사가 잘되고, 식사보다 술 문화가 강세를 보입니다. 때문에 분식류와 배달음식, 야식류 등이 잘 되는 편이죠. 생활필수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편의점이나 동네슈퍼, 생활용품점 같은 곳도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옵니다. 친구나 지인들과 부담 없이 술 한잔을 나눌 수 있는 선술집이나 호프집, 중저가 고깃집도 상대적으로 잘되는 곳인데, 문제는 이런 주점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찾아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단골 고객입니다. 호칭도 언니, 오빠, 친구, 동생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손님들이 편하게 찾아옵니다. 소비 수준이 낮은 편이지만 동네 주민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곳이기 때문에 소문에 민감합니다. 수익성을 높이기보다 손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와 가족같이 대하는 창업자의 마음가짐 덕분에 꾸준하게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매장의 개선방안은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손님이 주문한 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전류 대신 꼬치류나 튀김류를 보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전류는 많이 먹으면 질리기 때문에 득보다 실이 많죠. 대학생들이 좋아하는 샐러드 메뉴를 특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둘째, 세밀한 가격전략이 필요합니다. 무턱대고 가격을 내리거나 올리는 것은 자칫 가게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오히려 고객이 발길을 돌리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경쟁점들이 내놓는 메뉴와 가격을 치밀하게 조사해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 이상의 가치와 만족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주방인력을 별도로 두지 못한 채 점주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니 서비스 시간과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매출이 더 올라가면 주방인력을 별도로 두거나 지금의 조리 레시피를 전면 재정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넷째, 새로운 메뉴를 구성하고 맛이 개선되면 일정 기간 할인행사를 하는 한편 함께 방문한 고객에게 호프 한잔을 무료로 주는 쿠폰행사를 실시하면 새로운 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섯째, 한번 방문한 고객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선 푸근하고 인정 많은 점포 이미지를 연출해야 합니다. 안주도 푸짐하고 점주의 인상이나 접객서비스 역시 한 가족이라는 느낌을 확실하게 심어줘야 합니다.

여섯째, 이면도로변에 있지만 세종대와 군자역 방향으로 다니는 유동인구는 점포의 위치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흘러갈 가능성이 큽니다. 특색이 부족한 간판이나 매장 전면 이미지 역시 고객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도록 개선해야 합니다.

일곱째, 젊은층의 신규 고객들을 유입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출입구는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조명을 밝게 개선해야 합니다. 외부 출입구 창가를 활용해 ‘이달의 인기메뉴 5선’ 등의 아이디어나 메뉴사진 등을 부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중저가 주점이라는 컨셉트를 알려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방안들을 꾸준히 실천해 나간다면 멘토링이 마무리되는 11월 말에는 한 달 매출 목표 1500만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담당 컨설턴트=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