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링 분리 시험, FTS 용 화약 제거 등 보완 거쳐

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두 번의 실패를 딛고 3번째 도전에 나선다.

나로호는 지난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서 발사했으나 모두 위성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2009년 8월 나로호 1차 발사 당시 1단 로켓 분리, 킥모터 연소, 위성분리까지 성공했지만 한쪽 페어링(위성을 둘러싼 덮개)이 분리되지 않았다.

이륙 216초께 한쪽 페어링이 떨어지지 않아 상단 무게가 늘어나면서 비행 궤적에서 벗어났고 나로호 발사는 540.8초 만에 실패로 마무리됐다.

나로호 발사조사위원회는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은 원인으로 페어링분리구동장치(FSDU)에서 고전압 전류가 방출되는 과정에서 방전이 발생했을 가능성과 기계적인 끼임 현상을 지적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는 1차 실패를 발판삼아 페어링 전체 시스템 시험을 24회에 걸쳐 실시했고, 작은 부품 시험까지 합쳐 총 410회가 넘는 지상 검증시험을 시행했다.

전기방전 방지를 위해 방전방지 효과가 큰 케이블과 연결기도 도입했다.

그러나 이듬해 6월 2차 발사도 1차 발사보다 훨씬 이른 시점인 137.2초 만에 통신이 끊기면서 실패로 끝났다.

조사위원회는 나로우주센터에서 약 412㎞ 떨어진 제주도 남단 공해상에 나로호가 추락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나로호 2차 발사 조사위원회의 잠정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로호는 이륙 후 136.3초가 지나 1차 충격(진동)을 받았고, 약 1초 뒤에 2차 충격(내부 폭발)과 함께 상단부의 원격측정 자료 전송이 중단됐다.

교육과학기술부과 러시아 연방우주청의 공동조사단은 1단 추진시스템 이상 작동으로 1·2단 연결부 구조물과 산화제 재순환·공압 라인이 일부 파손되고 상단 비행종단시스템(FTS)에 오작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항우연과 흐루니체프사에 각각 고전압 배제와 1단 추진기관시스템의 검사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항우연은 저전압 페어링 기폭장치로 기폭시스템을 변경하고 2단 로켓의 FTS용 화약을 제거했다.

다음달 26일에서 31일 사이 추진되는 3차 발사는 2번의 실패를 통해 발견한 페어링 분리와 기폭 시스템 문제점 등을 보완한 뒤 이뤄진다.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비행종단시스템 화약을 제거하고 고전압 시스템을 저전압으로 교체하는 등 교과부와 러시아 연방우주청 양측이 지적한 실패 원인을 모두 해결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