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는 제네릭(복제약) 위주인 국내 제약사에 비해 영업환경이 좋은 편이다. 세계시장에서 효능이 인정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덕분이다. 지난해 특허가 만료된 화이자의 블록버스터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는 2010년 한 해 매출이 107억달러(12조여원)에 달했다.

노바티스의 고혈압 치료제 디오반·백혈병치료제 글리벡, 사노피아벤티스의 당뇨 치료제 란투스, 로슈의 항암제 아바스틴 등도 한 해 매출이 수십억달러다. 블록버스터 약 2~3개로 국내 의약품 전체 생산액(2010년 기준 15조500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이 ‘영업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보면 그렇지는 않다.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얀센 한국노바티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바이엘코리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 5개 다국적제약사가 2006년 1월~2009년 3월 세미나·학회 명목으로 의사·간호사·병원행정직원 등에게 식사·골프비, 강연·자문료, 시판후 조사비 등 총 500억여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총 10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국내 제약사들이 특히 불리하다고 보는 부분은 ‘학회·세미나’다. 국내 대형 A제약사 관계자는 “의사들은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처방하거나,

해당 제품의 임상 및 학회 등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명성을 높이기를 원한다”며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국적제약사 B사 관계자는 “국내 제약-의료계 풍토상 효능만 갖고 의사들에게 다가가기 어렵고, 결국은 사람 싸움이라 영업 비용이 많이 드는 건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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