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1월1일 이후 설정되는 해외펀드를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에 포함시켜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함에 따라 지난 수년간 환매러시가 이어졌던 해외펀드에 자금이 유입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절세효과를 노리기 위한 장기투자 대상으로 해외펀드, 특히 해외 주식형펀드는 적절하지 않은 상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경우 수익률 변동성이 국내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 중·장기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브라질펀드를 예로 들면 글로벌 유동성 랠리 때 성과가 반영된 지난 1~3월 수익률이 평균 16.40%(에프앤가이드 기준)에 달했다가 조정기간이었던 지난달 20일 이전 3개월간은 수익률이 -15.89%로 추락했다.

그나마 브라질펀드는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장점은 갖고 있다. 그러나 중국 본토펀드는 상승장에서는 해외펀드 평균 수익을 따라잡지 못하고, 조정장에선 큰 폭의 손실을 내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3월 중국 본토펀드 수익률은 해외펀드 평균치(9.19%)에 훨씬 못 미치는 3.58%에 그쳤다. 지난달 20일 이전 3개월 동안은 4.13%의 손실을 냈다.

투자자들도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혜택은 2007년 6월 한 차례 도입됐다. 이후 ‘급격한 환율상승을 차단한다’는 취지에서 2009년 말 일몰(기한종료)됐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기 직전에 ‘막차’를 타고 해외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많았던 상황에서 비과세조치 종료가 발표돼 투자자들의 충격이 컸다.

이에 따라 2008년 한때 60조원에 달했던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 규모는 지난 13일 현재 28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백미현 기업은행 강남PB센터 팀장은 “해외펀드의 경우 투자대상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투자자들이 잘 모르고 가입하는 게 가장 큰 리스크”라며 “세제혜택만 고려해 장기 투자하기에는 국내펀드보다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