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각 증권사의 프라이빗뱅킹(PB) 팀장들은 고객들과 상담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정부의 ‘2012 세법 개정안’이 지난 8일 발표되자 고객들이 이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전현진 신한금융투자 명품PB센터 팀장은 “새로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적용에 따른 세(稅)테크 요령, 장기 적립식펀드에 대한 신규가입 여부 등에 대해 특히 질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로부터 세제 개편에 따른 금융투자상품 관련 재테크 요령에 대해 들어봤다.

◆‘시간 포트폴리오’가 중요해진다

앞으로는 투자 대상 분산만큼이나 금융소득이 실현되는 시점에 대한 분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적용 대상이 되는 기준금액이 연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아질 예정이라 시간의 흐름까지 잘 관리하지 않으면 ‘세금폭탄’을 맞을 우려가 있어서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장은 “가입 시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면 한꺼번에 수익이 실현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거액을 투자했을 경우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월 지급식 ELS의 투자 비중을 늘리거나, 1개 상품에 ‘몰빵’하지 말고 여러 상품에 나눠 투자함으로써 수익이 실현되는 시점을 분산시키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욱 삼성증권 서울파이낸스센터 SNI지점장은 “채권투자를 할 때는 만기 시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돌려주는 복리채보다 이자를 3~6개월에 한번씩 나눠 지급하는 이표채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절세상품 적극 활용

전 세계적으로 재정건전성 확보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세금 혜택이 주어졌던 금융투자상품의 종류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절세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많았다.

대우 우리투자 삼성 대신 현대 동양 미래에셋 7개 증권사 금융상품 담당 관계자들은 절세메리트가 있는 금융투자상품으로 △물가연동국채(4개 증권사 복수추천) △브라질국채(3곳) △인프라펀드(2곳)를 각각 추천했다. 물가연동국채는 비과세혜택이 주어졌던 원금상승분에 대한 과세가 결정됐지만, 2015년 발행분부터 적용하기로 해 아직 여유가 있다.

인프라펀드도 2014년 말까지는 배당소득에 대한 저율 분리과세 혜택이 유지된다. 한·브라질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 채권평가차액 환차익이 모두 비과세되는 브라질국채도 추천상품으로 꼽혔다.

◆펀드 장기투자는 인덱스펀드로

장기 적립식펀드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이 내년부터 신설됨에 따라 펀드 장기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5년 이상 장기투자할 경우엔 펀드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액티브펀드보다 코스피200 등 지수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인덱스펀드가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덱스펀드는 상승장에서 초과수익을 내기엔 액티브펀드보다 불리하지만 분산투자에 따른 손실방어 효과가 커 장기투자에 적합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펀드평가회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펀드유형별로 나눴을때 ‘인덱스주식코스피200’의 최근 5년간 수익률(지난 10일 기준)은 15.89%로, 같은 기간 ‘액티브주식일반’ 수익률(2.58%)을 크게 앞선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