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국내총생산(GDP) 갭'이 상당 기간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둔화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통위는 9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국내 경제는 경상수지의 흑자가 유지되는 가운데 수출과 내수의 부진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고용 면에서는 고령층,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 경제는 유로지역 리스크 증대, 주요 교역상대국 경제의 부진 등으로 국내총생산(GDP) 갭이 상당기간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DP갭은 잠재 GDP와 실질 GDP의 격차로 마이너스 상태는 '경기둔화' 또는 '회복'을 의미한다.

금통위가 GDP갭의 마이너스 상황이 길어진다고 본 것은 향후 경기 확장 국면으로 전환되는데 그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에는 경기에 대해 장기추세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통위는 "세계 경제를 보면 미국은 경기회복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유로지역에서는 경제활동의 부진이 심화됐다"며 "신흥시장국도 선진국 경기부진의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계속 둔화됐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세계 경제의 회복세는 매우 완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로지역과 국제금융시자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물가는 낮은 수준이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공공요금 인상압력, 국제곡물가격 불안 등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금통위는 "앞으로 해외 위험요인 및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하게 점검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계속 노력하면서 견실한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목표 내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