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하고 있는 양궁은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양궁 종목에 걸린 4개의 금메달 중 3개를 따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특히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고 난 뒤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에게 달려가 부둥켜 안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화제가 됐다.

◆현대차그룹, 27년째 양궁 지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 대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의 양궁 사랑은 우리나라 양궁이 세계 최정상 자리를 지켜나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에서만 관심받는 비인기종목이지만, 선수들의 땀과 눈물 뒤에는 현대차그룹의 꾸준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가와 양궁의 인연은 정몽구 회장 때부터다. 19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이었던 정 회장은 LA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을 본 뒤 양궁 육성을 결심하고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았다. 또 현대정공에 여자양궁단, 현대제철에 남자양궁단을 창단했다.

정 회장은 1997년까지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냈고, 1997년부터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직을 맡아 27년간 양궁인구 저변 확대 등에 3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앞두곤 정 회장이 미국 출장 중 심장박동수 측정기, 시력테스트기 등을 직접 구입해 양궁협회에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선수들과의 스킨십 통해 사기 진작

물질적인 지원뿐 아니라 선수들과의 스킨십도 눈길을 끈다. 정 회장은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회식을 열었고, 대회 종료 후에도 성적과 관계없이 선수들을 격려해줬다. 해외전지훈련 때에도 한식을 항상 챙겨주라 주문하고, 직접 맛있다고 생각한 음식은 따로 포장해 선수들에게 보내주는 등 애정을 쏟았다.

이후 2005년부터 정의선 부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으로 대를 이어 재임하고 있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은 이번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지난 6월 대표팀의 한라산 등반 극기훈련에 동행했으며, 선수들이 출국하기 1주일 전에는 두세 차례 연습장을 찾아 간식을 제공하며 후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