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천동 홈플러스 잠실점 4층 식당가에 있는 ‘풀잎채 두부사랑’은 밥 한 끼를 꼭 대접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 오고 싶은 곳이다. 한눈에 봐도 품을 꽤 들였을 것 같은 한옥풍의 인테리어는 정갈하고 단정한 느낌이다. 대표 메뉴인 두부요리와 쌈밥정식을 비롯해 보쌈, 전골류 모두 맛이 강하지 않으면서 담백해 식당 음식 같지 않고 ‘집 밥’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희자 사장(57·사진)은 음식점 경영만 12년째 해온 외식업 베테랑이다. 한 사장은 고깃집, 치킨집, 횟집 등 여러 종류의 외식업을 두루 경영하다가 지난해 여름 두부와 쌈밥요리 전문점을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음식 장사로 돈도 좀 벌어봤죠.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건강이 최고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한 사장은 점포를 물색하다 지금의 자리를 발견했고 한 달간 준비한 끝에 지난해 9월 말 오픈했다.

이 점포는 대형 소매점 안에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는 이점 외에도 주변에 사무실 빌딩과 아파트가 혼재돼 있어 단골 확보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점포 크기는 188㎡로 일반식과 온돌식이 섞여 있는 홀에는 4인용 테이블을 총 21개 들여놨다. 직원 수는 주방 5명, 홀 5명 등 총 10명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한다. 창업비용은 인테리어와 보증금, 집기류, 식기류를 포함해 총 3억5000만원 정도. 점포의 품격과 분위기에 맞춰 식기류를 모두 고급 제품으로 장만했더니 예상외로 비용이 많이 들었다. 임대료는 월 매출의 12%를 낸다.

고객층은 20~60대까지 다양하다. 낮 시간에는 주로 인근 직장인들과 문화센터를 찾아 온 주부들이 많고, 저녁 시간에는 가족단위 손님이나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인기 메뉴는 ‘풀잎채한상.’ 말 그대로 수육 두 종류와 야채, 두부, 김치 등으로 한 상 가득 차려 나온다. 가격은 2인분에 1만5000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정돈가스, 두부 스테이크, 두부 탕수육 등 어린이를 위한 메뉴도 있다.

기본 반찬들을 정하는 일은 한 사장이 맡는다. 한 사장은 오랜 경험을 통해 이맘때는 손님 상에 뭘 내야 더 맛있고, 손님들이 주로 뭘 찾는지 잘 알고 있다. “여름철에 무는 맛이 덜해 무생채는 피해야 하고, 가지나물이나 오이무침이 좋다”고 그는 말한다. 한 사장은 매일 똑같이 나가는 기본 반찬 3가지를 빼고도 총 7가지나 되는 반찬을 겹치지 않게 1주일치 식단을 짜는 일에 능숙하다.

쌈요리 전문이니만큼 야채 신선도 유지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한 사장은 매일 오전 8시면 가락시장에 가서 쌈 채소를 비롯해 각종 식재료를 하루 쓸 분량만큼만 구매한다. 모든 식자재는 당일 구매해 반드시 그날 다 소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식기류는 1주일에 평균 몇 회나 소독하는지, 주방세제와 손 세정제를 분리해서 쓰고 있는지 등에 대한 점검도 꼼꼼하게 이뤄진다. 한 사장은 “위생 점검이 까다로워 좀 피곤하기는 하지만 손님들에겐 좋은 일이니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사장의 월 평균 매출은 6000만원이며 순이익은 1000만원 정도다. (02)3442-6638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