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中企 R&D지원책 겨우 싹터
독립부처 논란은 득보다 실이 커

김봉관 < MDS테크놀로지 사장 >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미국 인기 직업 1위에 SW 엔지니어가 꼽혔고 이공계 출신 취업 수요의 80%가 SW 관련 직종이라고 한다. 한국의 실상은 이와 다르다. 우리 젊은 인재들은 SW 분야를 기피하고, SW 엔지니어는 3D 직종으로 취급당하고 있다. 또한 국내 SW 기업들은 전문 인력, 연구·개발(R&D) 투자 여력뿐 아니라 맘껏 경쟁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와 시장 규모도 미비해 총체적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절망할 때는 전혀 아니다. 이 순간에도 많은 SW 기업들이 각자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향해 R&D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SW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R&D 투자는 기업들이 단기적인 수익부담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령 WBS(World Best SW) 프로젝트는 최종 수요처까지 고려해 SW 품질 관리뿐 아니라, 관련 정부 부처와의 교류협력 기회도 늘어나 기술 개발부터 적용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SW 기업들의 역량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의 현실을 고려하는 섬세한 맞춤형 정책 디자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이를 전략적 의지를 가지고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정보기술(IT) 전담부처 설치 관련 조직개편 논쟁은 많은 SW 기업들의 걱정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의 정부조직은 시행착오를 거쳐 안착됐으며, 이제는 그간 수립된 정책들을 더 세심하게 보완하고 실행에 집중해야 할 때다. 무엇보다 짧은 순간의 전략 판단 착오만으로도 세계적인 IT 기업의 흥망성쇠가 갈리는 판국에 새로운 정부조직 변경에 수반되는 전환비용과 정책 단절은 IT 산업 전반에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SW의 진정한 산업적 의미가 기존 산업과의 융합에 있고, 우리 경제의 많은 부분이 자동차조선철강 등 제조업의 해외 수출에 의존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SW를 포함한 IT 정책은 독립성과 한정된 전문성을 갖춘 컨트롤 타워보다는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융합통섭을 촉진하는 용광로 역할이 더욱 요구된다.

이번 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했던 SW 전문 중소기업 R&D 지원 정책은 이제 겨우 싹이 트고 있다. 기업들도 정부의 정책 방향을 믿고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정교함, 타이밍, 일관성이므로 이렇게 중요한 산업 전환 시점에 무리한 그릇 바꾸기 논쟁으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와 고급 일자리 창출에 실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특히 다수의 SW 글로벌 전문 중소기업이 육성될 때까지 진정성과 소신 있는 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김봉관 < MDS테크놀로지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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