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350 같은 가속력, 제로백 6초면 충분
시속 60km까지 EV모드···'실주행 연비' 돋보여

[시승기] 렉서스 GS450h, "어!, 하이브리드車 같지 않은데?"
"렉서스 하이브리드 기술은 배기가스나 연비만을 고려하지 않는다. GS450h는 파워풀한 주행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차다."

신형 GS 개발 주역인 카나모리 요시히코 씨가 4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지난 16일 안산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렉서스 'GS450h' 언론 시승회에서 "유럽의 디젤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렉서스 하이브리드를 느껴보라"고 강조했다.

이날 양재동 엘타워에서 안산 스피드웨이(모터스포츠 서킷)까지 약 100km에 이르는 구간에서 후륜구동 하이브리드 세단 GS450h를 타봤다. 한국도요타는 일반 주행과 안산 서킷을 시승 코스로 잡았다. 굳이 서킷을 행사 장소로 선택한 이유는 GS 하이브리드 성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었다.

시동을 걸고 액셀 페달을 밟았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조용한 엔진음과 주행 정숙성이 돋보였다. 도로를 달리는 부드러운 움직임이 독일 디젤세단 같았다. 가속력만 놓고 보면 지난 3월 타봤던 GS350(가솔린)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높이는데 6초면 충분했다.

GS450h는 직분사 방식(D-4S)과 앳킨슨 사이클을 조합한 6기통 3.5ℓ 가솔린 엔진에 2개의 전기모터를 조합했다. 저속 구간에선 전기모터로만 달리고 고속에선 가솔린 엔진이 구동에 관여하는 방식이다. 최고 출력은 290마력이지만 전기모터 2개를 더해진 시스템 총 출력은 345마력이다. 최대토크는 35.5kg·m을 낸다. 가솔린 GS350(310마력)과 비교해도 동력 성능이 뒤지지 않는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 계기반에 표시된 평균 연비는 14.8km/ℓ였다. 공인 연비 12.7km/ℓ(신연비 기준)를 뛰어넘는 수치다. 물론 연료 소비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기모드(EV)를 자주 사용하고 급가속을 최대한 줄여 운전한 결과다. 시승 초반 평상시 운전 습관대로 탔을 땐 ℓ당 11km대를 유지했다. 실주행 연비와 공인 연비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게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시속 60km까지는 휘발유가 소모되지 않는 전기모드로 주행이 가능했다. 교통량이 많은 서울 시내에서 잘만 탄다면 기름을 꽤 아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연료탱크 용량 66ℓ에 휘발유를 가득 주유하면 12만5400원(ℓ당 1900원 기준)이 들어간다. 배기량 3500cc 대형 세단이지만 한 번 주유로 800km 장거리도 거뜬히 몰고 다닐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7g/km로 아우디 A6 TDI(디젤·199g/km)보다 배기가스가 적게 나온다.

주행모드는 네 가지. 운전자 취향에 따라 에코(Eco), 일반(Normal), 스포츠(Sport), 스포츠 플러스(Sport +) 등 주행 패턴을 바꿀 수 있다. 운전대 뒤에 장착된 패들시프트(기어변속장치)를 통해 변속 단수 조절이 용이해 운전 재미를 더했다.

차를 멈추면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파킹 브레이크가 작동한다. '브레이크 홀드' 기술 덕분이다. 하지만 전방 유리에 주행 정보를 표시해 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기능이 없었던 것은 아쉬웠다. HUD는 최근 BMW, 아우디 등 독일 고급차에 보편화 된 신기술로 국산차 중에선 기아차 K9에 처음 적용됐다.

렉서스는 GS450h의 경쟁 차종으로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독일차를 꼽았다. 실제로 안산 서킷에선 벤츠 E350, 아우디 A6 3.0 TDI 등과 비교 시승을 통해 렉서스 GS 하이브리드의 성능을 자신있게 선보였다.

렉서스는 이달부터 신형 GS450h 판매에 들어갔다. GS250과 GS350을 잇는 플래그십(최고급형) 모델로 운영한다. 한국도요타의 중장기 계획은 렉서스 하이브리드의 다양화를 통해 독일 디젤차 공세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가격은 8150만 원. GS350 고급형보다 570만 원 비싸다.
[시승기] 렉서스 GS450h, "어!, 하이브리드車 같지 않은데?"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