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인상 파문…해법은 없나 (3·끝) 해외에선 어떻게

네덜란드, 민간보험으로 통폐합
獨은 민간·공공 경쟁…인하 유도

건강관리 땐 보험료 깎아줘야
선진국, 의료비 통제해 보험료 인상 억제

매년 급증하는 의료보험료 부담 때문에 고민하는 것은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다. 보험 산업이 일찍부터 발전한 선진국들은 공공기관 또는 보험회사를 통해 의료비를 철저하게 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의료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경우 재정 악화와 함께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이 양산될 수 있어서다.

김대환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실장은 “의료기관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비급여 진료비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며 “의료정보를 병원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병원과 보험사에 알아서 결정하라는 식은 무책임하다”고 강조했다.

◆“민간보험 활성화하고 의료비 통제”

각국 의료제도를 평가하는 국제기구인 ‘보편적 복지기금’은 2009년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 7개국을 대상으로 환자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네덜란드가 최고 점수를 받았다. 네덜란드가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상징되는 복지제도에 메스를 대 2006년 도입한 사회민간보험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방증이다.

네덜란드는 공보험과 사보험으로 이원화됐던 건강보험을 통폐합해 민간 보험회사가 주도하는 사회민간보험으로 개편했다. 전 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했고, 의료비를 전부 표준화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네덜란드는 민간보험을 활성화하되 강력한 의료비용 통제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의회는 2007년 건강보험경쟁력강화법을 통과시켰다. 보험료를 낮추려는 목적으로 공적 건강보험과 민간 의료보험을 경쟁시킨다는 게 골자다. 일정 소득 이상의 근로자는 공적보험 또는 민간보험 중 선택할 수 있다. 민간보험이 더 비싸지만 서비스 질은 높다. 다만 공·사보험 모두 의료비를 통제한다.

미국은 건강보험 개혁법(일명 ‘오바마케어’)을 적극 추진 중이다.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들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법이 시행되면 보험회사는 받은 보험료의 80%(개인) 또는 85%(단체)를 반드시 보험금으로 지출해야 한다. 김 교수는 “공보험이 없는 미국에서는 보험사가 의료비를 직접 심사하는 방식이어서 보험금 규제가 시행될 경우 의료비 통제를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와 의료보험 체제가 비슷한 일본에서도 의료비만큼은 정부에서 강력하게 통제해 보험료 상승을 막고 있다.

◆건강관리 받으면 보험료 할인

해외에선 보험사들이 별도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계약자들이 평소 건강을 잘 관리할 경우 보험금 지급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료도 깎아주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미국 3위 건강보험회사인 애트나다. 이 회사는 계약자들에게 생애주기별 건강관리, 생활습관 개선 등 30여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간호사 영양사 등이 전화로 계약자의 체중과 흡연 습관, 스트레스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상담해준다. 독일 에르고그룹 자회사인 DKV도 비슷한 서비스를 개시했다. 심장병 암 비만 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유료 서비스다. 일본의 메이지야스다생명은 자회사를 통해 유료 건강관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보험사들이 공식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의료 또는 의료알선 행위로 해석돼 법에 저촉된다는 이유에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병원 이용률을 낮추는 게 실손보험 손해율을 떨어뜨리는 방법 중 하나인데, 이를 위한 건강관리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선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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