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황모씨(51)는 최근 무릎관절 수술을 받은 후 2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치료비를 이중으로 수령할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비슷한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하면 보험금을 양쪽에서 절반씩만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험은 흔히 아는 사람 소개로 가입할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신에게 딱 맞는 실손보험을 들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보험가입 전 손·생보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상품 정보를 비교해보는 게 좋다. ‘상품비교공시’ 코너에 들어가면 제각각인 각사 보험료를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가급적 납입기간이 짧은 비갱신형 실손보험이 유리하다. 갱신형은 보험요율 조정에 따라 보험료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의료실비 특약의 경우 납입기간이 끝나도 3~5년 마다 갱신되는 구조다.

반면 정기보험(사망 때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의 경우 사망률이 낮아지는 추세여서 갱신형이 낫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년 갱신형 실손보험이라면 연령증가 만으로도 14~20%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약관 내용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우선 갱신거절 사유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암과 같은 특정 질병에 걸릴 경우 다음 갱신 때 계약을 해지하는 상품도 있다.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는 사유도 알고 있어야 한다. 대개 성형이나 미용과 관련된 수술, 제왕절개를 포함한 출산 비용에 대해선 보장해주지 않는다.

요즘엔 100세까지 보장해주는 상품이 많이 출시됐다. 평균 수명이 늘고 있는 만큼 만기가 긴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보험연령’을 따져본 후 ‘상령일’ 이전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보험연령은 주민등록상 생일을 기준으로 전후 6개월이다. 보험연령이 한 살 높아지는 시점이 상령일이다. 가입 때 과거 병력이나 직업을 숨겼다가 나중에 큰 병에 걸리면 보험금을 못탈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의료비가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수술·입원비 한도 등을 가급적 확대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발병률이 높은 암이나 뇌혈관 질환 등에 대해선 별도 특약으로 최소 5000만원 이상 보장받는 게 현명하다. 보험가입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청약일에서 15일 이내(통신판매의 경우 30일)에 철회할 수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