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7월 중단된 금강산 관광이 만 4년을 앞두고 있으나 관광재개 전망은 여전히 암울해 고성지역 주민들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10일 고성군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월11일 관광객 고 박왕자 씨가 금강산 지구에서 피격돼 사망한 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 관광이 4년째 이어지면서 금강산 관광에 크게 의존했던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영업했던 식당과 건어물 판매점 등은 대부분 휴업하거나 폐업했으며 금강산지구에 음식재료와 건설 자재 등을 납품했던 업체들도 모두 문을 닫거나 휴업했다.

금강산 관광과 관련된 업종에 취직했던 350여명의 지역주민들도 일자리를 잃었다.

이 때문에 생계를 책임졌던 가장이 일자리를 찾아 외지로 떠나면서 지난 2007년 50가구 130여명이던 한부모 가정은 올해는 100가구 214명으로 늘었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고성지역의 경제적 손실 규모는 월 30억원 정도. 고성군이 분석한 관광중단 이후 지금까지의 누적된 손실은 1천3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성지역 주민들은 하루속히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길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관광재개의 선결조건으로 우리 정부가 제시한 '진상규명', '재발방지', '신변안전보장' 등 3대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데다 북한 역시 부동산몰수와 재산정리, 남측관계자 추방이라는 강수를 두고 나오면서 관광재개는 요원한 실정이다.

여기에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선 북한이 금강산 지구 내 현대아산 소유의 '온정각'을 '별금강'이라는 이름으로 고치고 영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광재개를 바라는 고성지역 주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동해안 최북단 명파리 마을에서 건어물상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영업을 사실상 접은 상태"라며 "주변 사람들이 모두 같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황종국 고성군수는 "금강산 관광 중단이 장기화함에 따라 관광에 크게 의존했던 지역경제가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남북대화를 통한 금강산관광의 조속한 재개와 경제적 어려움 극복을 위한 일자리 창출 예산 등을 정부에 요청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