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펀드라면 코스닥 종목에 투자하는 것 같은데, 가입해도 될까. 요즘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위험하지 않을까.’

중소형주 펀드 가입을 고려 중인 투자자들이 최근 많이 하는 걱정이다. 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는 실적이 검증된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액티브주식형 일반 펀드에 비해 손실날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하지만 중소형주 펀드가 액티브주식형 일반에 비해 변동성 장세에서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다. 외국인 투자 비중이 크지 않아 외국인 자금 이탈이 많았던 지난 5월 이후에는 액티브주식형 일반에 비해 오히려 손실폭이 더 작았다. 전문가들은 “펀드매니저의 운용 ‘실력’이 검증된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일부를 투자해 본다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에 강했던 중소형주 펀드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소형주 펀드는 최근 3개월 이내 수익률 부문에서 액티브주식형 일반에 비해 더 나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중소형주 펀드의 최근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5.90%와 -5.57%를 나타냈다. 액티브주식형 일반은 같은 기간 각각 5.84%와 -7.44%의 수익을 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그리스 2차 총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장 상황이, 1개월 수익률은 총선 이후 불확실성 제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진행된 회복세가 각각 수익률에 반영돼 있다. 중소형주 펀드가 변동성 장세에서 손실은 더 잘 방어하고 회복 국면에서 수익은 더 좋았다는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반면 연초 이후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은 0.19%로, 액티브주식형 일반(1.96%)에 뒤진다. 이는 지난 1, 2월 글로벌 유동성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대형주 위주의 상승세가 이어졌던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형주 펀드가 변동성 장세에서 액티브주식형 일반에 비해 나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낮은 외국인 투자 비중 △가치주 위주의 종목 선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달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3조2412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증시 조정을 주도하는 바람에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대형주들은 타격을 입은 반면 중소형주들은 선방할 수 있었다. 일부 중소형주 펀드는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된 가치주 가운데 손실 방어 역량이 뛰어난 자산주나 저성장주의 투자 비중을 높여 놓은 게 주효했다는 분석도 있다.

○펀드매니저 능력에 따른 성과차 커

중소형주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종목 선택 능력에 따라 펀드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유형에 비해 트랙 레코드(과거 수익률)를 조금 더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12월30일 설정된 ‘KB중소형주포커스’는 연초 이후 19.91%의 수익률을 올려 중소형주 펀드뿐 아니라 조사 대상 805개 주식형 펀드 전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는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도 영업이익이 유보금으로 쌓여가는 종목에 집중 투자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삼성중소형FOCUS1’(6.15%) ‘현대강소기업1’(3.72%)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1’(3.40%)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1’(2.81%) 등이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유리스몰뷰티플러스’(-4.89%) ‘하이중소형주플러스1’(-1.76%) 등은 손실을 보고 있다.

○하반기 상승세는 주춤할 수도

최근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중소형주지만 하반기에는 액티브주식형 일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리스 2차 총선 이후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로 ‘컴백’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지난달 대규모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562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 연초 외국인 중심의 랠리가 재연되면서 대형주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