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 세기 동안 증산도는 안으로 교리 체계를 정립하고 밖으로 상제(上帝)신앙을 대중화하는 데 힘써 왔습니다. 이제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증산도의 상생문화를 세계화하는 일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안경전 증산도 신임 종도사(58·사진)는 18일 대전 중리동 증산도 교육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일 최고지도자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안 종도사는 “증산도의 세계화 노력은 무한경쟁에 시달리는 상극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시대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증산도는 구한말 후천개벽을 주장하며 증산(甑山) 강일순(1871~1909)이 개창한 신종교를 계승한 민족종교다. 후천개벽이란 지구의 1년처럼 우주도 춘하추동 사계절로 순환하며, 지금은 우주의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하추(夏秋)교체기여서 묵은 세상을 일거에 정리하고 새 세상을 여는 가을개벽이 닥친다는 것. 가을개벽에서 인류를 살려내고 상생의 세상을 여는 진리가 증산도라는 설명이다.

“증산도 세계화는 단순한 구호가 아닙니다. 이미 증산도 본부 산하 상생문화연구소를 통해 경전인 《도전(道典)》을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7개 국어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30여명의 국내 및 원어민 연구원들이 매달려 초벌 번역은 마친 상태에요. 한국에서 발원한 진리와 사상이 본격적으로 세계로 나갈 돌파구가 마련되는 셈이라 그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해외 포교에도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안 종도사는 덧붙였다. 증산도의 케이블TV인 STB상생방송의 해외 송출, 자체 제작한 콘텐츠 수출, 20여개 해외 도장(道場)을 중심으로 한 포교강화 등을 계획 중이다.

안 종도사는 30년 작업 끝에 최근 편찬한 《환단고기 역주본》도 소개했다. 이 책은 《환단고기》의 한자 원문을 일일이 번역하고 다양한 해설과 주석·지도·사진까지 덧붙인 1300쪽 분량의 책으로, 해제만 500쪽에 이른다.

“‘뿌리를 받들고 뿌리로 돌아가자’는 증산도의 종지에 따라 한민족과 인류의 시원 및 원형문화를 밝히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동안 《삼성기》《단군세기》《북부여기》《태백일사》등 일련의 역주본 사서를 발간해왔는데 《환단고기 역주본》은 그 결정판이라 할 수 있죠.” 안 종도사는 대학생이던 1970년대 중반부터 아버지 안운산 종도사(1922~2012)를 도와 증산도 대중화에 매진해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