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스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부동산정보 앱 ‘직방’ 개발사 ‘채널브리즈’의 김정완 씨)

“최신 정보기술(IT) 트렌드를 점검하고 벤처캐피털 담당자들도 만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습니다.”(창업 준비를 하고 있는 박성훈 씨)

13일 국내 최대의 글로벌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행사인 ‘비론치(beLAUNCH) 2012’가 열린 서울 양재동 aT센터에 벤처업계 관계자들과 관람객 등 1000명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유료로 관람할 수 있는 스타트업 행사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린 것은 처음이다. ‘비론치 2012’는 비석세스 주최,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14일까지 계속된다.

◆벤처기업들의 치열한 경연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스타트업 배틀’이었다. 7 대 1의 예선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20개 업체 중 10개 기업이 첫날 발표에 나섰다. 우승팀은 10만달러의 상금과 함께 미국 퀄컴벤처스가 주관하는 ‘큐 프라이즈’ 국제 본선에 한국 대표로 참여한다.

첫 번째 발표자인 하지수 그린마스터 사장은 일상을 글, 사진, 동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담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플라바’를 소개했다. 하 사장은 “글, 사진 등을 올릴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남들이 볼 수 있어 자기 검열을 하기 때문에 소소한 일상을 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일상을 거침없이 기록하는 플라바를 3년 안에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서비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유정 예티 사장은 독특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구직을 돕는 ‘이지웍스’를 선보였다. 신 대표는 “기존의 채용 관련 서비스인 링크드인과 달리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이 제품에 대해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사장이 “링크드인과 별 차이점이 없다”고 지적하자 신 사장은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로 자기 소개를 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글을 남길 수 있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이승건 울라블라 사장은 모바일 기기의 초음파 통신으로 친구를 맺을 수 있는 ‘울라블라’, 김진욱 오마이닥터 사장은 병원 후기 등 다양한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오마이닥터’를 소개했다.

이 외에도 에듀아이즈의 수학교육 지러닝 플랫폼 ‘노리’, 일본 벤처기업 퓨틱의 이용자 위치 정보를 이용한 소셜게임 ‘퓨틱’ 등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스타트업, 제2 부흥기

스타트업 배틀과 함께 열린 IT 콘퍼런스에는 글로벌 IT기업 임직원들과 국내 대표 창업인들이 연사로 나섰다. 이날 참가한 패널들은 “지금이 한국 스타트업이 다시 부흥할 수 있는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김한 알토스벤처스 사장과 ‘대한민국 벤처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대담을 나눈 고영하 고벤처포럼 회장은 “2000년대 초반에는 여러가지 부작용 탓에 창업 열기에 부침이 많았지만 최근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며 “아이디어와 기술, 디자인 개발 능력만 있다면 소자본으로도 창업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기홍 스트롱벤처스 사장은 “창업할 때 같이할 다섯 명은 배우자를 구하듯 고르라”고 조언했다. 창업 성공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팀을 짜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서원일 넥슨아메리카 부사장은 “넥슨의 해외 진출 성공은 기업문화에 있었다”고 말했다.

김주완/심성미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