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30세를 이립(而立)이라 한다. ‘인생 계획을 확고히 세운다’는 뜻이다.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펼치고자 한다면 인생의 터닝포인트인 30대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30대에는 출산과 양육, 주택마련, 자녀교육, 은퇴준비 등 다양한 재무적 목표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런 목표는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맞물려 있다. 많은 현금 지출을 동반하는 것도 특징이다.

수입의 경우 어느 정도 증가하는 시기다. 하지만 육아와 주택비용, 생활비 등 꼭 필요한 지출액이 만만치 않다. 수입이 한정된 상태에서 지출마저 통제되지 않는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기 십상이다.

잘 짜여진 재무설계는 한정된 재원을 조합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돈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다.

30대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재무 목표를 수립하는 일이다. 주택을 마련할 때는 급하게 서두르기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게 중요하다. 투자수익을 노리고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구입해선 곤란하다. 장기적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택청약 1순위 자격을 얻기 위해선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해야 한다. 7년 이상 준비기간을 갖는다면 장기주택마련저축이 유리하다. 연간 3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자라면 변액유니버셜보험 가입을 고려할 수 있다. 펀드 변경과 추가 납입, 중도 인출이 모두 가능하다. 10년 이상 넣으면 비과세 혜택까지 주어진다.

자녀 교육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15~20년 후를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녀 1인당 양육비는 사교육비를 포함, 평균 2억8000만원 선이다. 교육비의 상당부분은 대학 학자금에 들어간다. 이에 맞춰 장기 적립식펀드나 어린이변액보험 등에 꾸준히 불입해 복리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노후생활 준비는 ‘타이밍’이 아니라 ‘타임’이다. 복리 효과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큰 위력을 발휘한다.

노후를 준비하는 방법으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을 꼽을 수 있다. 노후대비 추천금액은 월 소득의 15~20% 정도다. 30대 직장인이라면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과 투자형 변액연금으로 나눠 준비하자.

30대 재무설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보장설계다. 가장이 생활능력을 상실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보장자산을 준비하는 게 꼭 필요하다.

보장자산의 대표적인 상품은 종신보험이다. 사망 원인과 시기에 관계없이 보험금을 지급한다. 종신보험에 가입할 땐 보험금 규모를 연 소득의 5배 정도로 정하는 것이 좋다. 배우자와 자녀를 위한 보장성 보험료는 월 소득의 8~10% 수준이 적당하다.

비상 예비자금도 준비해야 한다. 매달 총 지출의 3~6개월치에 해당하는 비상자금을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은행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두면 유동성 확보와 안정적인 금리를 모두 챙길 수 있다. 비상자금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용현 < 교보생명 광화문노블리에센터 웰스매니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