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과 대선 영향이 큰 것 같다.”

세계 최고급 명차로 꼽히는 영국 롤스로이스의 한국 판매량이 줄어든 것에 대한 롤스로이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롤스로이스의 지난달 신규 등록대수는 2대로 작년 같은 기간 4대보다 줄었다. 지난 4월에는 한 대도 안 팔렸다. 1~5월 누적 신규 등록대수는 8대로 전년 동기(15대)보다 33.3% 줄었다. 롤스로이스 관계자는 “유럽발(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도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선거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민감한 시기에 대당 가격이 4억~6억원인 롤스로이스를 구입했다가 자칫 구설에 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선거가 열렸던 2007년 판매량은 6대로 2006년의 8대보다 줄었다.

롤스로이스의 경쟁사 벤틀리 측은 이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는 설명”이라고 꼬집었다. 대당 가격이 3억~4억원인 벤틀리는 지난달에만 13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5대) 대비 160% 늘었기 때문이다. 1~5월 누적 대수는 5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대보다 두 배 이상(116%) 늘었다.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 판매량은 130대로 지난해 102대보다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반면 롤스로이스는 지난해의 27대보다 33%가량 줄어든 19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벤틀리 관계자는 “롤스로이스는 팬텀은 물론 고스트도 도로에 나서는 순간 주목받기 때문에 차주인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벤틀리는 이 같은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비슷한 프리미엄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억대 수입차라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