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철 <한국경제> 편집국장, 페이스북 팬 페이지 공식 오픈 기념 인터뷰

페이스북 에디터 김민성 기자입니다. 요즘 40~50대 이상의 중년들 꽤나 힘듭니다. 샐러리맨으로 버티기도, 가장으로 살기도 참 팍팍한 일상이지요. 똑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을 법한, 그러나 내로라하는 국내 대표적 경제일간지인 <한국경제> 편집국장 일상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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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한국경제 공식 페이스북 팬 페이지가 문을 엽니다. 좋은 핑계 삼아 편집국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사실 워낙 바쁜 사람입니다. 또 신문사 편집국장들 대체로 밖으로 가타부타 개인 견해 밝히는 것 싫어하는데요. 그런데 페이스북 관련 인터뷰라 하니 그제야 조금 반응을 보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인터뷰룸에 마주 앉았습니다. 그리고 한경 신문독자의 마음으로 ‘유체이탈’해 그간 궁금했던 질문들 직구 스타일로 묵직하게 던졌습니다.

그러자 꽁꽁 싸매 두었던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편집국장이라면 부러움도 많이 살 듯 하고, 어깨 힘 좀 주면서 큰소리만 떵떵 칠 듯도 한데 ‘고민이 한 보따리’라고 시작하더군요.


고 국장은 <한국경제>가 어렵고 보수적이라는 독자들의 불만에 대해서 일단 ‘고민스럽다’고 운을 뗏습니다. 그는 ‘연성화’도 하고 ‘쉽게’ 쓰기 위해서 노력하겠노라고 이야기하더군요.

또 보수적이라는 지적은 일견 타당하다고 동의하면서도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 변화를 추진해보겠다고 ‘응수’했습니다.

특히 콘텐츠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관건인 만큼, 독자들과 효과적으로 접점을 형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하더군요.

고 국장은 하지만 이 괴로운 고민들을 신문사 편집국의 새로운 도전과 변화의 동력으로 삼고 있더군요. 미디어 환경의 변화도, 독자들의 비판도 모두 잘 이해하고 있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특히 청년 세대에게 좌절보다는 의지를 갖는다면 미래가 자신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강조할 때는 이 시대의 ‘아버지’, ‘인생 선배’로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한경 페이스북 팬 페이지 독자의 의견들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반영할 것으로 판단돼 ‘므흣’했습니다.

다음은 <한국경제> 고광철 편집국장과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Q. 한국경제신문 페이스북 팬페이지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A. 네, 여러분 반갑습니다. 편집국을 총괄하는 고광철 국장입니다.

저는 오프라인 신문을 통해 독자와 대화하고 있는데 요즘은 IT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이 더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독자들에게 더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서고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페이스북 팬페이지를 개설한 것으로 압니다. 이를 통해 좀 더 신문이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Q. <한국경제>가 다소 어렵고, 논조가 보수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A. 한국경제신문이 어렵고 보수적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편집국장으로서 괴롭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젊은 층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더 많이 신문을 읽게 하느냐가 고민입니다.

좀 더 쉬운 신문을 만들기 위해 신문지면을 연성화하는 온오프라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쉬운 용어와 논리로 좀 더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독자들의 보수적이란 평가는 일견 타당합니다만, 보수적이라기보다는 사시를 지키기 위한 노력입니다. 한국경제신문의 사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두 기둥입니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논리에 충실하다 보니 여론이 조금 과격해진 최근 사회 풍조에서 바라보면 한경이 좀 보수적이라고 느끼는 분도 계신 듯 합니다. 하지만 굳이 보수적이지는 않습니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원리를 지키고, 기존의 질서를 존중하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꾀하다 보니 이런 평가를 받는 듯 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의견을 수용해서 신문을 좀 더 역동성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Q. 미디어시장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편집국장으로서 어떤 변화를 준비 중인지요?
A. 정말 고민이 많습니다. 오프라인 신문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콘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의 생명은 영원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콘텐츠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의 문제인 채널들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요즘 온라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IPTV 등 다양한 채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그 채널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신문 및 편집국, 그리고 기자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려고 합니다. 어떤 채널에도 좋은 컨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겠습니다.

독자들의 요구에 가장 어울리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한경미디어그룹의 힘을 기를 수 있는 콘텐츠 생산, 그리고 그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제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온라인 등 다양한 채널에 보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팬페이지 독자들에게 약속 드립니다.




Q. 청년세대가 아픕니다. 청춘에 대한 걱정과 담론이 많은 요즘입니다.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부탁합니다.
A. 제가 50대 초반입니다. 청춘들에게 인생의 큰 교훈을 이야기할 만한 나이는 아니지만 군대를 제대한 제 대학생 아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들 세대와 제 세대의 큰 차이가 뭔가 생각해봅니다. 사실 우리도 어렵게 자랐습니다. 당시에는 경제가 팽창하면서 기업들이 많아져 지금보다는 취업기회가 많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당시에도 직장 잡기는 여전히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집도 있고, 아버지가 월급을 받아서 학자금과 용돈도 주기 때문에 어쩌면 젊은 시절 저 보다는 조금 더 행복한 상황에 있습니다.


물론 모든 젊은이들이 이렇진 않겠지만 우리도 지금 젊은 청춘 못지않게 좌절과 고민 속에서 자라났습니다.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고 좌절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무엇이든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다소 추상적이게 들릴 수 잇겠지만 “미래는 항상 너의 것이다”, 제 아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입니다.




* 고광철 편집국장(51)은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경제부장, 워싱턴-뉴욕 특파원을 거쳐 편집국 부국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최진순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